[나토 정상회의 D-2] 바이든, 中러 견제 新전략개념 논의 시진핑 “개도국 10억달러 추가지원” 尹 오늘 출국… 29일 한미일 정상회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26일(현지 시간)부터 잇따라 열리면서 미국 동맹국을 주축으로 한 ‘민주주의 가치 동맹’과 개발도상국들을 규합하고 나선 중국-러시아 간 신(新)냉전 구도를 좌우할 슈퍼위크의 막이 올랐다.
한국 정상으로 처음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의를 연다. 한미일 정상회의는 4년 9개월 만이다. 한일 정상 간 만남은 정식 회담은 물론이고 잠깐 서서 약식으로 진행하는 ‘풀 어사이드(pull aside)’ 회담도 무산됐다.
28일까지 열리는 G7 회의 참석차 독일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26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 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에 맞대응하기 위한 G7 차원의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infrastructure) 파트너십’ 구상을 발표했다. G7 정상들은 러시아산 금 수입 금지에도 합의할 방침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9, 30일 스페인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중국의 군사안보 위협 대응 구상을 담은 나토 신전략개념 채택을 논의한다.
G7, GIP로 中 일대일로에 맞불
나토, 한일도 규합해 중러 견제
나토, 한일도 규합해 중러 견제
美, G7-나토회의 통해 ‘가치동맹’ 확장
G7, 러시아 金 수입금지 등 새 제재
나토는 ‘中은 위협, 러는 적’ 새 전략
인플레 등 복합위기가 중러 견제 변수
29, 30일 스페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는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을 초청해 중국을 군사적 위협 대상으로 규정한 신(新) 전략개념 문서를 내놓는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한일 순방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출범시킨 데 이어 유럽에서 중-러에 함께 맞서기 위한 아시아-유럽 동맹 연계 협력을 공식화하는 것이다.
다만 전 세계를 덮친 인플레이션과 에너지·식량위기, 경기 침체 우려 등 글로벌 복합위기가 심화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강화된 미국과 동맹국들의 중-러 견제 협력이 분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美 “中 대응이 G7 정상회의 우선순위”
바이든 대통령은 26일 G7 정상회의가 열리는 독일에 도착했다. 러시아 제재를 주로 논의한 3월 유럽 순방과 달리 G7 정상회의와 나토 정상회의는 중국이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중국은 G7 정상회의의 중심이자 우선순위”라고 말했다.G7 정상들은 러시아산 금 수입 금지와 러시아 에너지 가격 상한제 등 새 러시아 제재 및 폴란드에 곡물 저장고를 설치해 러시아가 막고 있는 우크라이나 곡물 반출을 육로를 통해 가능하게 하는 등 식량위기 대책도 내놓는다. 러시아는 2020년 한 해 금 수출로 187억 달러(약 24조 원)를 벌어들였다. 전 세계 금 수출의 5%를 차지하며 수출량 세계 4위다.
미국과 일본,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5개국은 24일 중국의 남태평양 국가 공략에 맞대응하기 위해 이 지역 사회기반시설 구축을 지원하는 ‘블루퍼시픽 파트너(PBP)’ 결성도 발표했다.
○ 나토, ‘中은 위협, 러는 적’ 전략 채택
한국, 일본 등 미국의 아시아 핵심 동맹국들이 처음으로 동참하는 나토 정상회의에선 중국을 안보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러시아는 ‘전략적 적’으로 규정하는 새 전략개념이 채택된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우리 안보에 미칠 영향을 다룰 것”이라며 “중국의 핵 역량 확장 등 군사 현대화에 대한 막대한 투자와 유럽의 중요 기반 시설을 통제하려는 시도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하지만 글로벌 복합위기로 러시아 제재의 모멘텀이 약화된 데다 개발도상국들 상당수가 중국의 보복 우려 등으로 중-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CNN은 25일 “서방 주요 정상들이 모든 방면에서 위기에 직면했다”며 중-러의 밀착과 달리 유엔과 주요 20개국(G20)은 분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中, 13개 개도국 모아 勢 과시
러 “벨라루스에 핵미사일 지원”
러 “벨라루스에 핵미사일 지원”
中, 브릭스 확장 ‘개도국 연대’로 맞불
시진핑 “10억달러 더 지원하겠다”
개도국 경제지원 내세워 우군 확보 전략
푸틴, 美 겨냥 “일부의 오만 탓 세계 위기”
○ 시진핑 “개도국에 10억 달러 추가 지원”
25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에 따르면 23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브릭스 정상회의에 이어 24일 열린 브릭스 확대 정상회의 성격의 ‘글로벌 발전 고위급 대담회’에는 알제리 아르헨티나 이집트 인도네시아 이란 카자흐스탄 세네갈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에티오피아 피지 말레이시아 태국 등 13개 개도국 정상이 참가했다. 이 나라들은 브릭스를 확대하면 동참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일본 호주 인도와 4개국 안보협의체 쿼드로 중국 견제에 나선 미국이 26∼28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29∼30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로 ‘민주주의 가치 동맹’을 공고히 하자 중국이 이에 맞서는 플랫폼으로 브릭스의 외연 확장을 꾀하고 나선 것이다.
시 주석은 24일 대담회 연설에서 미국의 동맹국 중심 외교와 브릭스를 대조하며 개도국 경제에 대한 기여를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경제 발전을 공통분모로 개도국에 대규모로 투자해 우군을 늘리려는 포석이다. 시 주석은 ‘글로벌 발전과 남남협력 기금’에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를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시 주석은 미국을 겨냥해 “어떤 나라는 개발 의제를 정치화하고 작은 울타리에 높은 담을 친 채 극한의 제재를 가하며 인위적으로 분열과 대항을 조성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브릭스 정상회의 내내 강조한 ‘서방의 대(對)러시아 제재 반대’를 개도국 발전 이슈와 연결시켰다.
○ 푸틴 “벨라루스에 핵미사일 제공”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의 위협에 맞서 우크라이나 북쪽의 친(親)러시아 국가 벨라루스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고 미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가 글로벌 신냉전 구도 속 핵공격 위협 수위를 한층 높인 것이다.푸틴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만나 “탄도 및 순항 미사일로 모두 사용 가능한 이스칸데르-M 미사일 시스템을 벨라루스로 옮길 것”이라며 “재래식 미사일로도 핵미사일로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벨라루스가 보유한 수호이-25 전투기에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도록 개량하는 것을 돕겠다고 밝혔다. 이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나토 회원국들이 벨라루스 국경 인근에서 핵무장 비행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하며 도움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24일 브릭스 비즈니스포럼에 화상으로 참석해 “서방의 이기주의적 행동에 맞서 협력해야 한다”면서 “일부 국가의 오만하고 이기적인 행동으로 세계 경제가 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서방의) 제재와 에너지 금수 조치가 푸틴 대통령에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지만 러시아와 싸우는 국가들의 경제적 고통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어느 쪽에 시간이 더 많은지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