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김창룡 경찰청장. 2022/06/09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김창룡 경찰청장이 27일 행전안전부 내 경찰 업무조직 신설에 책임을 통감해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제가 사임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임기 만료 26일을 앞둔 이날 “경찰청장으로서 저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에 대해 깊이 고민한 결과”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김 청장은 최근 행정안전부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제도개선위)의 ‘경찰 통제’ 권고안에 대한 경찰 조직 내부의 반발과 관련해 “최적의 방안을 도출하지 못해 송구하다”며 “‘국민을 위한 경찰의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심 어린 열정을 보여준 경찰 동료들께도 깊은 감사와 함께 그러한 염원에 끝까지 부응하지 못한 것에 안타까움과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김 청장은 그러면서 “권고안은 이러한 경찰 제도의 근간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며 “그간 경찰은 그 영향력과 파급 효과를 고려해 폭넓은 의견 수렴과 심도 깊은 검토 및 논의가 필요함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고 했다.
또 김 청장은 “비록 저는 여기서 경찰청장을 그만두지만, 앞으로도 국민을 위한 경찰제도 발전 논의가 이어지기를 희망한다”며 “아울러 새로이 구성될 지휘부가 국민의 뜻을 받들고 구성원의 지혜를 모아 최선의 경찰제도 마련을 위해 노력해 주리라 믿는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께서도 아낌없는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이번 과정을 거쳐 경찰이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고 일할 수 있는 조직으로 바로설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김 청장은 2020년 7월 문재인 정부에서 제22대 경찰청장으로 임명됐다. 다음 달 23일 임기를 마칠 예정이었던 김 청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행안부 내 경찰 관련 지원(업무) 조직 신설과 소속 청장에 대한 지휘 규칙 제정, 인사 절차의 투명화를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경찰국 부활’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데 대해선 “1991년 내무부 조직과 신설을 검토하는 경찰 업무 조직은 그 규모, 역할과 권한 등이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다르다”고 반박했다.
김 청장의 사의 표명에 대해선 “법과 절차에 따라서 처리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 주말 청장과 경찰 제도 개선에 대한 우려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서로 의견 교환을 했다. 그때도 제가 오늘 발표해 드린 바와 같은 똑같은 말씀을 청장님께 드렸고, 청장님도 상당 부분 수긍을 하셨다”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