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영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연초 이후 금융 시장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국내외 증시가 급락세를 이어간 것이다.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인플레이션 압력도 줄어들지 않자 경기가 연착륙할 수 있을 것인지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이전보다 신중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 온 셈이다. 이럴 때일수록 경기 흐름과 금융시장을 정확히 진단하고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 이론에 따르면 ‘CAPE’(Cyclically Adjusted Price to Earnings Ratio)라는 지표가 있다. 얼마나 증시가 과열돼 있는지 살펴보는 지표 중 하나다. 이 지표에 따르면 미국 증시는 최근 100년 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지수가 고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향후 증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이러한 흐름을 예상해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경기 흐름과 ‘주가 팩터’ 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는 것을 추천한다. 주가 팩터는 말 그대로 어떤 종목이나 지수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말한다. 예컨대 변동성, 실적 등 기업가치, 모멘텀 등이 대표적인 주가 팩터에 해당한다.
경기 흐름의 경우 현재 ‘경기 확장’ 국면에서 ‘경기 둔화’로 이동하는 시기로 보인다. 경험적으로 이러한 시기에는 주가 팩터 중 견실한 실적을 바탕으로 기업가치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실적주가 강세를 보이곤 했다. 반면 경기가 둔화되고 물가가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가치주와 소형주 주가가 올랐다.
현재 경기 둔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가치주를 눈여겨보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소형주에 해당하는 종목을 찾는 것도 좋다. 이때 대외 환경의 변화와 금리 상승으로 인한 자금 조달 비용 증가에도 향후 실적이 개선될 수 있는 종목인지 자세히 따져봐야 한다.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증시가 연일 출렁이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신중히 옥석 가리기에 나서는 것이 좋다. 앞서 말한 내용들을 참고해 투자에 활용하길 바란다.
김동영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