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장마철이 끝나는 오는 9월쯤 제7차 핵실험을 실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북한이 5차 및 6차 핵실험을 실시했던 지난 2016~17년과 유사한 형태의 도발 패턴을 답습할 가능성이 있단 얘기다.
28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소재 핵실험장에서 7차 핵실험을 실시하는 데 필요한 준비를 모두 마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최근 북한도 본격적인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핵실험 시기는 9월 이후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전문연구위원도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은 여전하다”며 “그 시기는 장마가 끝난 뒤 ‘9·9절’(북한 정권 수립 기념일·9월9일)이 있는 9월쯤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과거에도 한동안 탄도미사일 도발을 이어가다 핵실험을 실시하며 한반도 긴장 수위의 정점을 찍은 적이 있다.
북한은 2016년 7월9일과 19일, 8월3일과 24일, 9월5일 등 5차례에 걸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ICBM), 노동 미사일, 스커드 계열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한 뒤 ‘9·9절’ 당일 5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2017년엔 7월4일과 28일, 8월26과 29일 미사일 도발 뒤 9월3일 6차 핵실험을 했다.
또 일각에선 북한의 7차 핵실험 시기를 두고 ‘2014년 시나리오’가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도 한다. 북한은 2014년 초 핵실험 준비 정황을 노출하며 우리 군 당국을 긴장시켰지만 실제 핵실험은 2년이 지난 2016년 1월6일 단행했다. 북한의 역대 4번째 핵실험이었다.
‘폭파’ 전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입구. 2018.5.2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군 소식통은 “북한으로선 지금 당장 핵실험을 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등 국제사회가 여기에 엄청난 관심을 갖고 있는 것 자체가 나름 ‘성과’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군은 지난 주말 RC-135S ‘코브라볼’과 RC-12X ‘가드레일’ 정찰기를 한반도와 그 주변 지역 상공에 출격시킨 데 이어, 27일엔 RC-135U ‘컴뱃센트’를 띄워 북한 내 특이동향 여부를 추적·탐지했다. ‘컴뱃센트’는 미 공군이 단 2대만 운용하는 특수정찰기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주요 핵·미사일 시설을 정밀 감시하고 있으나 임박한 도발 징후나 위협적인 병력 움직임은 아직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이달 12일 서해상을 향해 재래식 방사포 여러 발을 쏘는 ‘저강도 도발’을 벌인 뒤 보름째 무력시위를 중단한 상태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탄도미사일 발사는 이보다 앞선 5일 평양 순안 일대 등 4개소에서 총 8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쏜 게 가장 최근이다.
다만 군 당국은 북한이 언제든 도발을 재개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