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토 정상회의] 향후 10년 추진할 최상위 전략 방침, 작년 정상회의선 ‘구조적 도전’ 규정 美-英 “시급한 도전, 강한 표현 써야”… 獨-佛 “中과 경제관계 고려 신중해야” 中, 브릭스에 아르헨-이란 포함 ‘맞불’… 美 “대만과 함께 中 불법조업 단속”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뉴스1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를 정상회의에 초청해 29, 30일(현지 시간) 정상회의를 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신(新)전략개념 문서에 중국에 대한 대응을 처음으로 포함시킨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를 아우르는 민주주의 가치 동맹의 ‘중국 공동대응 체제’ 구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 나토 정상회의에서 발표될 신전략개념 문서에 중국을 ‘구조적 도전(Systemic Challenge)’으로 명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다만 중국의 위협을 어떻게 표현할지를 두고 29일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직전까지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대만 등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시급한 도전’이라고 강조한 반면 독일 프랑스 등은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고려해 신중한 표현을 요구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의 나토 정상회의 참여가 ‘나토 확장’이라며 반발해 온 중국은 자국 주도의 신흥국 협의체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아르헨티나와 이란을 끌어들이며 맞불을 놓았다.
○ ‘中 도전’ 표현 美·英-EU 막판 줄다리기
윤석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왕궁에서 열린 스페인 국왕 내외 주최 갈라 만찬에서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6.28 마드리드=양회성기자 yohan@donga.com
반면 유럽연합(EU) 리더 격인 독일과 프랑스는 중국과 협력할 의사를 담은 문구가 포함돼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U에서는 경제 관계를 고려해 중국에 대한 독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25일 “EU는 중국에 대한 독자 정책을 개발하는 지정학적 강자가 돼야 한다”며 “중국과의 관계를 끊는 것은 홍콩이나 신장위구르자치구를 돕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중국에 대한 분명한 표현에 합의할 것”이라면서도 “중국은 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요 7개국(G7)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불투명하고 시장을 왜곡하는 중국의 개입에 대해 공동으로 대처하고, 공정한 경쟁의 장을 보장하고 (중국에 대한) 전략적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조율된 행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만해협, 동·남중국해 분쟁, 중국 인권 문제와 관련해 “중국은 위협, 강압, 협박, 물리력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G7은 “기후변화 등 공동의 도전과 관련해 중국과 협력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중국과의 협력 필요성도 언급했다.
○ 美 “대만과 함께 中 불법조업 단속”
미국은 연일 새로운 중국 정책을 내놓으며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개막 이틀 전인 이날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남태평양 등에서 성행하는 중국의 불법조업을 겨냥한 국가안보각서에 서명했다. 중국의 불법조업과 강제노동 단속을 강화하고, 불법조업한 어류와 수산물은 시장 접근을 제한하겠다는 것. 특히 대만 베트남을 비롯한 주변 5개국과 협정을 맺고 불법조업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중국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입장이다. 미국이 대만과 중국 불법조업 공동 억제에 나서면 충돌을 피할 수 없다. 미국은 이날 중국이 반발하는 미-대만 무역투자협정 체결 협상도 개시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란 정부가 27일 브릭스 가입 신청서를 최근 제출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아르헨티나도 브릭스 가입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