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의사당 난입’ 美하원 청문회
‘1·6 美의회 폭동’ 청문회 28일 미국 워싱턴 하원에서 ‘1·6 의회 폭동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청문회장 정면의 화면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그의 측근 마크 메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대화하는 사진이 보인다. 워싱턴=AP 뉴시스
○ “트럼프, ‘난입’ 시위대 가담 시도”
지난해 난입 사태 때 워싱턴 백악관 남쪽 일립스 공원에는 트럼프 지지자 수천 명이 모여 ‘대선은 사기’라고 주장했다.
허친슨의 증언에 따르면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시위대를 수색하는 것을 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빌어먹을 금속탐지기를 치워” “그들은 나를 해치려는 것이 아냐”라며 불같이 화를 냈다. 이어 “내 사람들이 의사당으로 행진하게 하라”고도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난입 사태 당일 급박한 상황을 보여주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SS 간 통신 기록이 공개됐다. 그날 낮 12시 29분부터 SS는 “‘거물’(대통령 코드명)이 의회로 가고 있다” “대통령이 걸어가고 싶다고 한다. 경호원들이 말리고 있다” “지금 실제 벌어지는 상황”이라는 보고를 잇달아 올렸다.
허친슨은 당시 시위대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교수형에 처하라”고 외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위대는 잘못 없다. 그(펜스 부통령)는 당해도 싸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 백악관 측, 사태 며칠 전 위험 인지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들이 폭동 조짐을 알고서도 방치한 정황도 드러났다. 허친슨은 “(난입 사태) 나흘 전 메도스 비서실장과 앤서니 오나토 SS 부국장은 (6일) 집회가 통제 불능 상태가 될 것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메도스 비서실장은 “상황이 정말 매우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문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는 “우리를 의사당으로 가게 만들 뭔가가 벌어지고 있다. 그건 훌륭할 것이다”라며 폭동을 부추기는 듯한 말도 했다.트럼프 행정부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 수석보좌관이던 캐시디 허친슨이 28일 미 하원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허친슨은 2020년 12월 1일 윌리엄 바 당시 법무장관이 ‘대선 사기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식사하다 그릇을 벽에 집어던졌다고도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허친슨은 완벽한 거짓말쟁이”라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