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구, 센서 50대 설치해 분석 광안리 등 해변가 유동인구 파악 기존의 주먹구구 집계 방식 탈피 맞춤형 상권 전략 수립 등에 활용
부산 수영구는 사물인터넷(IoT) 센서 50대를 설치해 광안리해수욕장 방문객 수를 집계한다고 30일 밝혔다. 사진은 과거 여름철 광안리해수욕장의 전경. 수영구 제공
그동안 “주먹구구식 집계”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부산 여름 해수욕장의 방문객 집계 방식이 고도화되고 있다. 해운대구는 해운대해수욕장 방문객을 이동통신사의 빅데이터 정보를 활용해 집계하고 있고, 수영구는 수십 대의 센서를 설치해 광안리해수욕장의 방문객 수를 세세하게 파악할 예정이다. 부산의 7개 해수욕장은 1일 전면 개장해 8월 31일까지 피서객을 맞는다.
수영구는 유동인구 통계 분석을 통해 올여름 광안리해수욕장의 방문객 수를 집계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구는 국비와 구비 1억3000만 원을 투입해 지난해 광안리 해변과 민락수변공원, 남천동 일원에 사물인터넷(IoT) 센서 50대를 설치했다.
휴대전화를 소지한 방문객이 이 센서를 통과하면 1명이 이 지역을 찾은 것으로 집계된다. 휴대전화마다 다른 고유의 식별번호인 ‘와이파이 맥(Mac)’을 이 센서가 포착하기에 가능한 계산이다. 각 센서가 수집한 정보는 구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으로 전송된다. 이를 통해 50개 지점을 통과한 하루 방문객 수가 모두 몇 명인지, 특정 시간대에 특정 지점을 찾은 사람이 몇 명인지 등 구체적인 통계를 추출할 수 있다. 방문객 1명이 여러 곳의 센서를 통과하더라도 최종 방문객 산정에는 1명이 찾은 것으로 조정된다.
해운대구는 이미 2018년부터 이동통신사에 연간 3300만 원을 지급하고 방문객 집계 데이터를 얻고 있다. SK텔레콤에 가입한 휴대전화 소지자가 해운대·송정해수욕장 주변에 30분 이상 머물면 1명이 찾은 것으로 산정한다. 분석 자료를 보면 방문객의 국적과 거주지역, 연령대, 시간대별 이동 형태 등을 알 수 있다. 타 이동통신사 가입자를 포함한 전체 방문객 수는 이동통신사별 시장 점유율 비율 등을 고려해 산정한다.
다만 부산의 총 7개 해수욕장 가운데 송도·다대포·임랑·일광해수욕장 등 나머지 4곳은 여전히 ‘페르미 추정법’으로 방문객 수를 집계하고 있다. 백사장 특정 구역의 가로세로 1m 내에 있는 인원을 센 뒤 해수욕장 전체 넓이를 곱해 인원을 파악하는 것. 경찰이 집회 인원 추산 때도 사용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공무원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되기에 정확한 추산이 이뤄지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2017년까지 부산의 모든 해수욕장이 이렇게 방문객 수를 집계해 왔는데, 지자체마다 관할 해수욕장에 더 많은 방문객이 왔다고 과다하게 추산했던 것. 이 때문에 하루 방문객 수가 100만 명을 넘었다고 발표하는 해수욕장도 나왔다.
대다수 지자체는 예산 부족 때문에 빅데이터를 활용한 방문객 집계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사하구 관계자는 “면적이 넓은 다대포해수욕장은 페르미 추정법만 활용하면 집계가 부정확할 수밖에 없다”며 “606면의 해수욕장 주차면이 꽉 차면 1만 명이 넘은 것으로 추정하는 방식을 추가 활용해 최종 방문객 수를 산정한다”고 설명했다. 기장군 관계자는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해운대구의 집계를 참고해 최종 방문객 수를 산정한다”고 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