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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대중화 시대 성큼… “구독하고 보험도 들어요”

입력 | 2022-07-01 03:00:00

“구입비용 부담돼 값싸게 빌려 써” 일손 부족한 산업현장 구독 인기
식당 서빙 등 일상생활 자리잡아
물류 분리-병원 방역 로봇 등 ‘맞춤형 로봇 상품’ 앞다퉈 개발
오작동 손해보상 등 보험도 선보여 IT기업 로봇 매장 열고 고객유치




중소 온라인 유통업체 A사는 최근 온라인 쇼핑 이용자 증가로 택배 물량이 몰려들자 물류로봇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하지만 수십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까지 예상되는 비용이 문제였다. 이 회사는 대안으로 ‘물류로봇 구독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LG CNS가 제공하는 이 서비스는 로봇을 구매해 현장에 도입하는 대신 물류센터 크기와 용도 등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로봇을 임차해 이용할 수 있다. A사 관계자는 “비용 때문에 로봇 도입을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 합리적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활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로봇이 산업 현장과 일상생활에서 자리 잡으면서 로봇을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이용하려는 새로운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맞춰 정보기술(IT) 기업들은 고객 맞춤형 로봇 상품이나 로봇 운용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서비스 등 로봇 활용 방안을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다. 이른바 ‘로봇 대중화’ 시대가 빠르게 열리는 것이다.

식당 등에 서빙로봇 ‘딜리플레이트’를 제공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달 다양한 로봇 수요를 반영한 새로운 로봇 임대 상품을 출시했다. 기존에는 월 75만 원을 지불하고 24개월간 약정 형태로 사용할 수밖에 없었지만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하고 만기 때 소유를 결정하는 유예형 △매월 똑같은 금액을 내고 계약기간 종료 시 로봇을 소유할 수 있는 소유형 △약정 기간 동안 로봇을 이용하고 반납하는 반납형 등으로 이용 방법을 세분화했다.

KT는 아예 ‘오프라인 로봇 매장’을 열었다. KT는 서울 용산 전자랜드 매장에 KT 로봇관을 열고 자사 주력 로봇인 서비스로봇과 방역로봇을 시연, 판매한다. KT 관계자는 “기존의 로봇 판매가 B2B(기업 간 거래) 방식으로 이뤄졌다면 (오프라인 진출은) 전시 및 모객 효과를 얻을 수 있는 B2C(기업 대 고객) 방식으로 로봇 판매 채널이 확장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로봇의 대중화’가 진행되며 로봇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대당 비용도 줄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요 증가로 로봇이 양산화 과정을 거치며 대당 억대 수준이었던 가격이 2000만 원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멀티 로봇 인텔리전스’와 ‘5G 클라우드’ 등 정보 기술(IT)을 통해 효율적인 로봇 운영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네이버 사옥 1784를 누비며 임직원에게 배달 등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 루키. 네이버 제공

보다 효율적으로 로봇을 이용하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클라우드 등 IT를 연구 및 도입하는 기업도 있다. 최근 자사 사옥 1784를 ‘로봇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고 있는 네이버가 대표적이다. 네이버가 개발 중인 ‘멀티 로봇 인텔리전스’와 ‘5G 클라우드’ 등의 기술은 로봇이 아닌 로봇을 통제하는 공간을 지능화하고, 그 대신 각 로봇을 ‘브레인리스’로 만들어 개별 로봇에 투입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게 핵심이다. 고성능 처리장치를 클라우드에 저장할 경우 대당 1500달러가량의 비용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

로봇으로 발생하는 사고를 막고 안전하게 로봇과 공존하기 위한 부가 산업이나 관련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지난해 DB손해보험과 KT는 서비스 로봇 전용 보험 상품을 개발한 데 이어 올해는 방역로봇 전용 상품도 내놓았다. 로봇의 오작동으로 손해가 발생한 경우 200만 원 내외의 치료비를 지급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현대로보틱스는 병원 수술기구 등에 사용되는 플라스마 방식의 살균으로 대면(對面) 방역이 가능한 방역로봇을 1일 출시한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