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박수홍(52)이 친형 가족과의 법적 다툼에 대해 처음으로 직접 입장을 밝혔다. 박수홍은 30년 동안 100억 원가량의 출연료와 계약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친형 부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 중이다.
박수홍은 30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 출연해 “30년 넘게 방송하면서 가장 어려운 자리”라며 “더 이상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박수홍은 형을 의심하는 것이 처음에는 죄를 짓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내 형을 의심한다고? 내 형수를 의심한다고?”라며 “내가 어떻게 나를 위해 희생하고 나를 위해서 아끼는 사람들을 (의심하고) 어떻게 통장을 보여달라고 하나”고 했다.
박수홍 측에 따르면 친형은 오랜 기간 사주 공부를 했고 사주풀이로 많은 결정을 했다. 박수홍이 전 여자친구와 헤어진 것도 형 때문이었다.
박수홍 법률대리인은 “친형이 박수홍에게 ‘여자친구와 너의 사주가 안 좋아 우리 집안을 망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칼을 들이대며 ‘너 죽고 나 죽자’며 결혼을 반대했다”고 말했다.
박수홍의 지인 역시 “박수홍이 결혼하기 전에는 (친형이 박수홍 커플의) 사주가 좋다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결혼한다고 하면 사주가 안 좋다고 한다”고 증언했다.
이날 박수홍은 형이 자신에게 “넌 결혼할 팔자가 아니다” “넌 결혼하면 죽는다” 등의 발언을 했다며 당시 적었던 메모와 녹음파일도 공개했다. 박수홍이 공개한 녹음파일에는 “부모 형제를 자르든지 여자를 자르든지, 네 사주가 그렇다”고 말하는 친형의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
박수홍 측은 지난해 6월 22일 친형 부부가 30년간 박수홍의 출연료를 횡령했다며 86억 원가량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박수홍 측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친형 부부가 박수홍 개인 통장에서 무단 인출한 추가 횡령 정황이 발견됐다며 손해배상 요구액을 116억 원으로 늘렸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