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숙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서울 신촌의 한 홀에서 즐겁게 라인댄스를 추고 있다. 35년 전 임신성 당뇨 판정을 받은 그는 철저한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평생 관리했고, 60세를 지나서는 라인댄스와 줌바댄스, 헬스를 즐기며 건강한 노년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뒤늦게 아이를 가졌는데 쌍둥이였어요. 아이들을 위해 먹는 게 가장 중요했습니다. 애들이 잘 커야 하니까요. 당뇨 판정 받고 바로 두부와 살코기, 오이 등을 먹으며 당을 떨어뜨렸고 걷기로 건강을 챙겼어요. 배속의 아이 때문에 심한 운동은 못했지만 의사가 식이요법뿐만 아니라 운동을 강조해 일단 바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김경숙 대표(오른쪽)가 서울 신촌의 한 홀에서 라인댄스 강사의 지도를 받고 있다. 임신성 당뇨로 평생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고 있는 그는 60세를 지나서는 라인댄스와 줌바댄스, 헬스를 즐기며 건강한 노년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이화여대에서 섬유공예를 전공한 그는 1979년 갤러리를 만들어 각종 기획 전시를 했고 서울여대와 경원대(현 가천대), 상명대 등에서 강의도 했다. 이렇다보니 외식이 잦아지면서 음식 조절을 제대로 못한 것이다. 그는 “아이들도 키워야 했고 일하다보니 관리한다고 했지만 좀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 다시 정기적으로 병원 진료를 받으며 관리에 들어갔다. 그래도 음식은 잘 조절했지만 운동을 체계적으로 하긴 쉽지 않았다”고 했다.
김경숙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서울 신촌의 한 홀에서 즐겁게 라인댄스를 추고 있다. 35년 전 임신성 당뇨 판정을 받은 그는 철저한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평생 관리했고, 60세를 지나서는 라인댄스와 줌바댄스, 헬스를 즐기며 건강한 노년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댄스는 리듬에 맞춰 동작을 잘 따라가야 하는데 젊은 사람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게 열심히 했어요. 땀이 엄청 많이 나고, 춤을 추고 나면 숙제를 끝낸 느낌이랄까. 저 자신에게 큰 위로가 돼요. 라인댄스는 1시간씩 하루 2번 하기도 했죠.”
헬스클럽에서는 주로 걷거나 고정식 자전거를 타는데 매일 하체를 단련하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 레그프레스를 200회 이상 한다. 허리 돌리기도 많이 한다. 그는 “나이가 들면 허리가 둔해진다. 허리가 유연해야 활동하기 편하다. 그래서 앉아서, 서서 허리 돌리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김경숙 대표가 2019년 획득한 라인댄스 지도자 2급 자격증. 김경숙 대표 제공.
“시설도 좋고 깨끗해요. 거의 모든 운동을 다 즐길 수 있어요. 또 구청에서 65세 이상은 50% 싸게 해줘요. 뭐 별것은 아니지만 대접 받는 것 같아 기분도 좋아요. 이렇게 스포츠센터에서 젊은이고 노인이고 운동을 하게 한다는 게 참 좋은 것 같습니다.”
김 대표는 라인댄스에 빠져 2019년 2급 지도자 자격증까지 획득했다. 조만간 1급 지도자 자격증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이렇게 운동도 열심히 하지만 생활에서도 움직임이 기본이다. 일명 ‘BMW(버스, 지하철, 걷기)족’으로 이동 땐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강아지와 산책도 하는 등 하루 1만보 이상 걷기도 한다.
김경숙 대표가 6월 12일 70세 생일을 맞아 한라산을 오르다 포즈를 취했다. 김경숙 대표 제공.
자신을 낳으면서 평생 당뇨로 고생한 어머니를 지켜보던 첫째 딸 오세정 씨(34)는 당뇨 환자들도 먹을 수 있는 빵과 과자 등 대체식품을 만드는 ‘설탕없는과자공장(설공)’을 2016년 창업했다. 요즘 김 대표는 딸이 만든 탄수화물 함량이 낮고 고단백인 ‘산소빵’과 야채로 아침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당뇨 판정 이후엔 평소 좋아하던 간식을 참을 수밖에 없었지만 딸 덕분에 6년 전부터는 빵과 과자도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김경숙 대표(오른쪽)가 6월 12일 70세 생일을 맞아 첫째 딸 오세정 대표와 한라산 백록담에 올라 포즈를 취했다. 김경숙 대표 제공.
김 대표는 강조했다.
“당뇨인에게 운동은 필수입니다. 먹은 만큼 에너지를 태워 없애야 혈당조절이 가능하죠. 매일 하는 라인댄스와 줌바가 제 인생의 큰 기쁨입니다. 춤추며 움직일 때가 가장 행복해요. 당뇨는 고치는 게 아니라 평생 같이 갈 친구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운동은 아주 좋은 친구입니다.”
김 대표는 “운동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몸도 탄탄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 자체가 큰 기쁨이다. 요즘 운동이 최고의 노후대책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