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는 노란색 모자를 쓴 30여명이 일찌감치 자리를 잡은 채 누군가를 기다렸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총상금 900만 달러)을 제패한 전인지(28)의 팬들이었다.
‘플라잉 덤보’ 회원들은 전인지를 응원하는 여러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 등을 손에 쥔 채 그가 입국장을 빠져나오기만 기다렸다.
‘플라잉 덤보’는 전인지의 성장을 쭉 지켜본 이들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서 숱한 영광을 쌓았을 때도, 미국으로 건너가 2015년 US 여자오픈-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을 연거푸 거머쥐었을 때도 함께였다.
2018년 10월 LPGA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을 끝으로 긴 슬럼프에 빠졌을 때는 응원 메시지로 전인지의 기를 살려줬다. 전인지가 힘든 시기를 잘 넘기고 다시 우승자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도 ‘플라잉 덤보’의 영향이 컸다.
기념 촬영과 꽃다발 전달식 등 간단한 행사를 마친 전인지는 팬들 한 명 한 명과 모두 주먹 인사를 나누며 고마움을 표했다.
전인지는 ‘팬들이 많이 나왔다’는 이야기에 “또 이야기하다가 울면 안 되니깐 일단 호흡 한 번 하겠다”고 운을 뗀 뒤 담아뒀던 속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이어 전인지는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는 기사가 나온 뒤에는 ‘절대 그만두면 안 된다, 오래 함께 해달라’라는 내용의 댓글들을 팬카페에서 봤다”면서 “조금이나마 웃을 수 있게 해드려서 정말 다행이다. 한국에서 첫 우승 이후 팬카페가 만들어졌는데, 이후 변함없이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계속 함께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연신 고마워했다.
두 달 만에 한국땅을 밟은 전인지는 이달 중순 출국 전까지 바쁜 나날을 보낼 예정이다.
전인지는 “사실 이번 귀국 일정은 오래 전에 결정했던 일이다. 조금 지쳐 있었고, 우승이 안 나오니 쉬면서 재충전을 하려 했는데 우승 하면서 정말 바빠졌다. 그래도 좋은 일이니 기쁜 마음으로 일정을 소화할 것”이라고 웃었다.
올 겨울 나설 색다른 도전에 대해서도 살짝 언급했다.
[인천공항=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