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브랜드, MZ 고객들 겨냥 자유분방 디자인-색상으로 승부, ‘하이브리드 패션’ 제품 선보여 기존 브랜드, 골프복 기본에 충실 착용감 편하면서 발수-방풍-속건, 기능성 한층 강화한 제품에 주력
2030세대 유입을 계기로 골프웨어 시장이 양분되고 있다. 코오롱 FnC와 말본골프는 골프장 밖에서도 일상복처럼 입을 수 있는 골프웨어 라인을 선보였다. 각 사 제공
대학원생 강모 씨(26)는 최근 대학 동기 모임에 골프복을 입고 참석했다. 그가 입은 벙거지, 블루종 재킷, 조거팬츠 등은 모두 신생 골프웨어 브랜드의 제품. 전통적인 골프웨어는 아니어서 골프장에서 착용했을 때도 이색 스타일로 관심을 받았었다. 강 씨는 “골프 할 때만 입기에는 골프복이 너무 비싸다”며 “골프복이라고 말하기 전까지는 주위에서 알아차리지 못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홍모 씨(31)는 전통적인 골프웨어를 선호한다. 기본에 충실한 단색의 칼라 티셔츠와 무채색 일자바지다. 그는 “가장 기본적인 스타일이 가장 스타일리시하다”며 “골프패션은 골프장에서 가장 빛난다”고 말했다.
최근 MZ세대가 대거 골프 시장에 유입되며 골프 패션의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MZ세대를 대상으로 신생 골프웨어 브랜드들은 골프복도 일상복처럼 입을 수 있는 ‘하이브리드 패션’을 선보이는 반면 기존 브랜드들은 골프복 본연의 특성을 강조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030세대 유입을 계기로 골프웨어 시장이 양분되고 있다. 코오롱 FnC와 말본골프는 골프장 밖에서도 일상복처럼 입을 수 있는 골프웨어 라인을 선보였다. 각 사 제공
2030세대 유입을 계기로 골프웨어 시장이 양분되고 있다. 코오롱 FnC와 말본골프는 골프장 밖에서도 일상복처럼 입을 수 있는 골프웨어 라인을 선보였다. 각 사 제공
CJ ENM은 올해의 K골프웨어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로 ‘캐주얼라이징’을 꼽은 바 있다. 골프복도 일상복처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CJ ENM 관계자는 “MZ세대는 중년 골프패션 대신 독특한 디자인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며 “일상생활에서 입어도 손색없는 패션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아쿠쉬네트코리아는 골프복 본연의 특성을 강조한 골프웨어 라인을 선보였다. 아쿠쉬네트코리아 제공
이처럼 골프웨어 트렌드 양분화는 후발 주자로 참여하는 신규 브랜드들이 아직 기성 브랜드들에 포섭되지 않은 MZ세대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여성 골퍼들은 16.3회 골프장을 이용했다. 이는 2019년(1.3회)보다 약 12배 많아진 수준이다. 이들은 지난해 60세 이상 남성(11.1회)과 50대 남성(9.8회)보다도 더 많이 골프장을 방문했다. 이에 맞춰 국내 골프웨어 시장이 올해 약 6조3000억 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14년(약 2조8000억 원)보다 3배 가까이 성장한 수준.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