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 직무대리(대검찰청 차장검사)가 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하반기 차장·부장검사 인사이동에 따른 전출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검찰청 제공
이원석 검찰총장 직무대리(대검찰청 차장검사)는 4일 새로 대검찰청에 부임하는 검사들에게 “공직자인 검사에게는 정해진 자기 자리가 없다. 보임된 자리에서 임기 동안 잠시 머무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직무대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하반기 검사 전입인사 행사에서 “그 기간에 그 자리의 참된 주인이 돼 각자에게 주어진 책무를 다해야 할 소명만이 있을 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자어 직업(職業)의 뜻을 ‘자리’(직)와 ‘일’(업)로 풀이하면서 “‘직’만 바라보고 ‘일’을 하게 되면 자신과 검찰, 국가에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다”며 “‘업’을 추구하며 자연스레 ‘직’이 따라오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 직무대리는 또 미국 프로야구팀이 뛰어난 선수들로 이뤄졌음에도 유니폼에 선수 이름을 새기지 않는 ‘NNOB’(No Name On Back) 정책을 채택하고 있는 점을 인용해 개인이 아니라 팀이 우선이라는 팀퍼스트(Team-First)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저와 함께 대검에서 근무하게 된 검사들은 대검이 상급기관이라는 생각을 지우고, 일선 구성원들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검찰 내부 구성원 간의 소통, 그리고 외부기관, 국민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선 청과 국민의 의견을 토대로 사법현실에 맞는 제도와 정책을 마련하고 이를 다시 일선과 공유해 현장에서 집행되도록 하고 그 피드백까지 받아 개선하는 방식으로 일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 직무대리는 끝으로 춘추전국 시대 진나라의 조양자가 성에 고립된 상황에서도 민생을 따뜻하게 보살펴 평화를 맞게 된 점을 언급하며 “국민의 생명, 안전, 재산 등 기본권을 보호하는 책무가 검찰의 존재 이유라는 점을 가슴에 새기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 우리 공동체를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겸손한 자세로 검찰의 소명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