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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北서 발견·사망 사실 수색함-헬기에 전파 안해…감사 해달라”

입력 | 2022-07-04 14:00:00

서해 피살 공무원 유족, 감사원에 요청



하태경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위원장(왼쪽 두 번째)과 피살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왼쪽 세 번째)가 3일 연평도 현장조사를 마친 후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 도착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진형 민간위원, 하 위원장, 이 씨, 김기윤 변호사. 뉴스1 


지난 2020년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의 총격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사망 당시 46세)의 유족 측이 감사원에 청와대와 국방부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다. 북측에서 해군과 해양경찰 등에 이 씨의 사망 사실을 알린 시점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4일 ‘감사원 조사 요청사항’을 내고 “청와대(국가위기관리센터 포함)·국방부가 9월 22일 오후 3시 30분경 이 씨가 북한에서 발견된 사실과 오후 9시 40분경 사망한 사실을 인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즉시 청와대·국방부는 이 사실을 수색 함선과 헬기에게 전파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밝혔다.

사건 당일 오후 7시 3분경 작성된 인천해양경찰청의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연평파출소는 오후 5시 13분경 이 씨를 찾기 위해 연평도 해안수색을 하고 있었는데, 이때는 이미 이 씨가 북측 해안에서 발견된 이후였다. 실종 당시부터 다음날인 23일 오전 8시 23분까지 작성된 해경 상황보고서에도 이 씨의 발견과 사망 관련 기록은 없었다.

아울러 당일 오후 3시 30분경 북한 수산사업소 단속정에 이 씨가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국방부는 역추산을 통해 약 한 시간 뒤인 당일 오후 4시 40분경 알았지만, 수색에 참여한 해경함이나 해군함정이 북한의 인근 해역으로 이동한 기록이 없다는 것이다.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해양경찰 함선 5척(311B함·312함·518함·526함·SM-01정), 헬기 1대(중부 회전익 B-517)와 해군 함선(수색한 함선은 감사원 조사가 요구됨), 해양수산부 어업지도선 4척(무궁화 10호·15호·23호·36호), 옹진갈매기호, 인천201호 등이 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의 친형 이래진 씨에 따르면 수색에 참여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선장도 이 씨가 사망한 사실을 다음날 오전 9시 10분까지 알지 못했다고 한다. 무궁화 10호는 이 씨가 실종 전 탑승했던 배로, 이래진 씨도 당시 실종된 동생을 찾기 위해 이 배에 탑승해 연평도 인근 해역을 수색했다. 또한 서해어업관리단장도 다음날 오후 1시 30분 언론보도를 통해 이 씨가 북한에서 발견됐다는 사실을 알게 돼 이래진 씨에게 알렸다고 한다. 그전까진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고 김 변호사는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그러면서 “청와대·국방부가 수색 함선·헬기에게 이 씨의 발견 및 사망 사실을 언제 전파하였는지와 당시 어느 구역을 수색하라고 지시하였는지에 관하여 감사를 요청한다”라며 요청서를 감사원에 제출했다.

감사원은 현재 해당 사건 수사 결과를 번복한 국방부와 해경을 두고 감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날 유족 측이 전달한 요청사항과 자료를 종합해 감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