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은평구와 서대문구, 경기도 고양시 일대에 이른바 ‘러브 버그(사랑 벌레)’라고 불리는 벌레 떼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일반적인 가정용 벌레 퇴치제, 진공청소기, 어두운색 옷 착용이 퇴치에 효과가 있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해충 박사’로 알려진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과 석좌교수는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러브 버그 퇴치 방법으로 “살충제에 약하기 때문에 방역해도 효과를 볼 수 있고, 파리약 등 가정에서 쓰는 스프레이 정도면 방제가 된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 벌레는 활동(속도)이 느리므로 집 안에 들어온 건 진공청소기로도 처리가 된다”며 “구강청결제 세 숟가락에 오렌지나 레몬즙을 섞어, 물 한 컵에 넣어서 뿌리게 되면 기피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벌레는) 젖은 물기 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며 “아파트 벽에 물을 뿌려 놓으면 잘 앉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어두운 색상의 옷을 착용하는 것도 추천했다. 그는 “이 벌레는 낮에 활동하므로 많이 발생됐을 때는 낮보다는 밤에 활동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밝은색을 좋아하기 때문에 옷도 될 수 있으면 어두운색을 입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러브 버그는 생태계에서는 분해자 역할을 하기에 익충으로 분류되지만, 현재는 지나치게 많은 수가 발생해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죽으면 강한 산성이 되기 때문에 자동차에 얼룩을 만들 수 있고, 라디에이터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이 교수는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피해 예방을 위해 자동차에 왁스를 바르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이 교수는 최근 러브 버그가 서울 곳곳에서 집단 출몰한 현상에 대해 “올해처럼 오랜 가뭄이 이뤄지면 번데기에서 성충으로 우화(羽化)를 하지 않고 비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며 “그러다가 비가 오면 그 번데기들이 순식간에 한 번에 우화해 버리기 때문에 집단 발생이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통 초여름에 주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한 1~2주 안으로 끝나지 않겠나 이렇게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