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하락 추세다. 지난주부터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는 ‘데드크로스’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어제는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와 “잘하고 있다”는 평가의 격차가 좀 더 벌어져 오차 범위를 넘어섰다는 조사 결과도 두 곳의 여론조사 기관에서 각각 발표됐다. 이들 기관의 조사에선 부정 평가가 50%를 넘기도 했다. 부정 평가가 절반을 넘기 시작한 건 처음이다.
정권 출범 두 달도 안 된 상황에서 새 정부의 국정 역량을 판단하기엔 이르다. 현 정부가 계획하는 각종 정책이 추진되고 실적으로 나타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윤 대통령에 대해 “이건 아닌데…” 하는 여론이 점점 확산되는 것은 심상치 않은 시그널이다. 편중 인사, 집권 여당의 난맥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보다 본질적 원인은 국가 리더십 문제란 얘기다.
새 정부가 직면하고 있는 작금의 위기 상황은 ‘총체적 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마이너스 성장 우려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고유가 등으로 기업과 민생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새 정부가 이를 헤쳐 나갈 비전과 진용을 갖췄다는 믿음을 국민에게 심어줬는지 의문이다. 전(前) 정권에서 망가진 국정 시스템을 정상화하고 법치를 바로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 장악만 지나치게 부각된 건 아닌가.
결국 5년 국정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의 문제다. 취임 후 100일이 중요하다. 어떻게 국회 협조를 얻어가며 국가 역량을 끌어모아 당면한 위기 상황을 돌파할 것인지를 설계하고 토대를 닦는 기간이다. 무엇보다 검찰 등 법조 인맥이 아닌 비전과 실력을 갖춘 경제 진용이 국정의 중심축이 돼야 한다. “우리 정부는 다르다”며 내 생각대로만 국정을 펼치면 그게 바로 ‘마이웨이’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