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부터 서울 은평구와 경기 고양시 지역을 중심으로 ‘러브버그’로 불리는 파리과 벌레가 출몰해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뉴스1
“아파트 통로와 주차장에 온통 ‘러브버그’가 다닥다닥 붙어 있어 불안해요.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 가방과 등에도 벌레가 붙어 있어 깜짝 놀랐어요.”
최근 ‘러브버그’(사랑벌레)로 불리는 벌레떼가 서울 은평구와 경기 고양시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로 출몰하면서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고양시 덕양구 삼송동의 한 아파트는 지난달 말부터 정체불명의 벌레가 베란다 방충망과 복도식 통로에서 대량으로 발견돼 관리사무소에 소독을 요청하는 전화가 쏟아졌다.
고양시 덕양구의 한 주택 벽면에 러브버그떼가 붙어 있다. 뉴스1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씨(57)는 아침마다 출입문과 유리벽에 붙어 있는 ‘러브버그’를 빗자루와 진공청소기로 치우고 있지만 오후가 되면 어느새 다시 늘어난 벌레에 신경이 예민해졌다.
김씨는 “식당이다 보니 손님들이 입구에서 벌레를 보고 놀라거나 발길을 돌릴 수도 있어 수시로 소독약을 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러브버그’ 출현으로 주민들이 불안해하면서 고양시에는 “벌레를 없애 달라”는 민원전화가 하루 200통 넘게 쏟아지고 있다.
이모씨(51)는 “서울로 통학하는 아이가 3호선 전철 안에서도 벌레를 목격했다. 전철과 차량에 붙어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불안감이 높아지자 고양시는 보건소를 중심으로 지난 주말부터 방역팀 7개조(2인 1조)를 투입해 덕양구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다.
인력 사정으로 주거지 주변 도로와 공원 등에 대해서만 방역이 진행되고 있어, 주택 및 상가건물 내부와 아파트 단지 안은 주민들 스스로 방역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양시 관계자는 “‘러브버그’가 해충으로 분류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방역당국에서 별다른 지침이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는 자체 방역팀을 가동하는 한편 전문가를 통해 출몰 원인에 대한 자문과 함께 대책을 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양=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