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소비자물가가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본관 대회의실에서 이환석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최근의 물가 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을 점검했다.
이환석 부총재보는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5월 5%를 웃돈 지 한 달 만에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대에 진입하는 등 올들어 물가 오름세가 빠르게 확대됐다”며 “앞으로도 소비자물가는 고유가 지속,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측물가상승압력 증대, 전기료·도시가스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2020=100)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6.0% 올랐다. 외환위기였던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 간 2%대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10월(3.2%) 3%대로 올라섰다. 올 들어 3월(4.1%), 4월(4.8%)에는 4%대, 5월(5.4%) 5%대를 기록하더니 6월에 6%대로 뛰어 올랐다.
한은은 최근의 물가 오름세가 확대된 이유가 원유, 곡물 등 해외 공급측 요인과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이 상당폭 높아진 데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또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등으로 여타 부문으로도 물가상승압력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6월 물가는 구매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은 에너지, 식료품 및 외식을 중심으로 물가가 오르면서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향후 1년)도 큰 폭으로 상승(5월 3.3% →6월 3.9%)했다. 6월 물가 상승률에서 에너지(기여도 2.04%포인트), 식료품(1.04%포인트) 및 외식(1.02%포인트) 등 67.7%를 기여했다.
한은 관계자는 “단기간 내 고유가 상황이 쉽게 해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곡물 등 세계식량가격은 전쟁 여파, 주요 생산국 수출제한,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부진 등으로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외식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여행·숙박 등 여가 활동이 증대 되면서 국내 개인서비스물가 오름세도 상당기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