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랜드마크 에펠탑이 현재 녹으로 뒤덮인 열악한 상태인 데다, 전면적인 수리가 필요하다는 기밀 보고서가 유출됐다.
비슷한 지적이 여러 차례 이어졌음에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무엇보다 오는 2024년 파리 올림픽을 이유로 외관만 개조하고 있다는 내용이 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프랑스 잡지 마리안느는 에펠탑이 몇 년 전부터 매우 퇴화된 상태로 큰 수리가 필요하지만 당국은 2024년 파리 올림픽을 위해 외관만 개조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입수해 공개했다.
높이 324m, 무게 7300t의 에펠탑은 부식 방지를 위해 현재는 사용이 금지된 광명단(붉은색의 산화납 성분의 페인트)을 4겹이나 바르기도 했다.
에펠탑을 설계하고 건축한 토목 기술자 귀스타브 에펠 또한 “녹스는 것을 막는 것이 이 건축물 수명에 가장 큰 과제”라며 “7년마다 도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도색이 금속 구조물을 보존하는 유일한 관리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익명의 관리자는 마리안느를 통해 “만약 귀스타브 에펠이 (현재의) 에펠탑을 방문했다면 그는 심장마비를 일으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원래 탑의 기존 도색을 3분의 1 가량 벗겨내고 새로 도색을 두 겹으로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작업이 지연되고 기존 도색에서 우려되는 수준의 납이 측정되자 기존 도색은 5%만 처리하고 그 위에 재도색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전문가들은 “이 작업은 단지 외관만 고치는 성형일 뿐”이라며 “결과는 한탄스러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들은 “탑을 뒤덮은 녹을 완전히 벗겨내고 다시 수리하고 도색해야 한다”며 “오래된 도색 위에 또 도색을 하는 일은 부식을 더 심해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 에펠탑엔 일 년에 6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지만 2020년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5200만 유로(악 703억원)의 소득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2010년에도 “에펠탑을 다시 살펴보고 노후된 금속 구조물 테스트를 중심으로 완전히 새로운 유지 정책을 내놔야 한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2014년엔 “탑을 전부 벗겨내고 다시 칠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2016년엔 “에펠탑에서 886개의 결함을 발견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한 엔지니어는 “에펠탑이 내일 당장 무너지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상태는 전혀 괜찮지 않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