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4일 서울 마포구 아디다스 홍대 브랜드센터에서 열린 ‘손 커밍 데이’ 기자회견에 참석해 2022 카타르 월드컵 공인구 ‘알 릴라’(아랍어로 여정이라 뜻)를 들고 미소 짓고 있다. 뉴시스
축구 선수 손흥민(30·토트넘)이 자신의 축구 인생 최고의 경기로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승리를 꼽았다. 어린 시절 유학 생활을 하며 당했던 인종 차별을 되갚아 줄 수 있었단 이유에서다.
5일 유튜브 등에서 공개된 영상을 보면 손흥민은 전날 서울 마포구 아디다스 홍대 브랜드센터에서 열린 ‘손 커밍 데이(Son Coming Day)’에 참석해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한국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무려 2-0으로 완파했다. 당시 손흥민은 1-0으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 주세종(감바오사카)의 롱패스를 향해 쾌속 질주한 끝에 쐐기골을 넣었다.
이때 잠깐 하늘에서 비가 내리자 손흥민은 “하늘도 슬픈가 봐요”라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어 “(독일에서) 엄청 힘든 생활을 보내면서 언젠가는 이거를 꼭 갚아줘야겠다는 생각을 마음속으로 진짜 많이 갖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월드컵에서 독일을 만났을 때 엄청 무섭고 두려웠다. 우리 선수들이 진짜 잘해줘서 이겼다”면서 “사람이 울면 위로해주고 싶고, 가서 한번 안아주고 싶고 그런데 독일 사람들이 우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복수해 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저한테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동북고 1학년이던 2008년 대한축구협회 우수선수 해외유학 프로젝트에 선발돼 독일 함부르크 유소년팀에 입단하며 유학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독일에서 프로로 데뷔해 함부르크, 레버쿠젠을 거쳐 2015년 잉글랜드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