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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돼지고기 가격 폭등…정부 “돈육 비축해두지 마라” 경고

입력 | 2022-07-05 15:11:00


지난해부터 1년 넘게 하락세를 이어오던 중국 돈육 가격이 다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당국은 양돈 업자들의 비축을 원인으로 보고, 양돈 업자들에게 돈육을 시장에 내놓을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주요 양돈 공급업체에 돼지를 정기적인 속도로 도살하도록 명령하고 돈육을 비축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NDRC는 “맹목적으로 돈육을 비축해두고 팔기를 꺼리는 등 비이성적인 행동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돈육 가격은 지난달 말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보다 돈육 판매율은 32% 올랐으며, 최근 3달간 생돈 가격은 무려 42% 증가했다.

특히 다롄 지역 돈육 가격은 1년 만에 최고치에 도달했고, 도매 육류 가격도 6개월 만에 정점을 찍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지난 1년간 중국의 돈육 가격은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왔다. 2018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피해로 급등한 돈육 가격을 안정화하기 위해 꾸준히 돼지 사육을 늘려왔는데, 지난해 돈육 수요보다 공급이 훨씬 많아지자 가격은 폭락했다.

돈육 가격이 다시 오른 건 가격을 안정화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암퇘지 도살에 나서면서다. 당국은 공급이 수요를 뛰어넘자 공급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가격 안정화를 꾀했고, 번식-임신-출산-도축이라는 사이클이 한 바퀴 돌고서야 다시 암퇘지가 부족해졌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게다가 상하이와 베이징 지역에서 락다운(봉쇄)이 풀리며 돈육 수요가 늘었다는 점도 수요를 늘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 2월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도 예상치 못한 가격 인상 요소로 작용했다. 옥수수를 원재료로 하는 돼지 사료 가격이 급등한 것. 중국 시장에서는 생돈 가격이 사료 가격의 6배를 넘어야 손익분기점을 넘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 세계 곡물 가격이 급등하자, 생돈의 시장 가격은 손익분기점에 한참 못 미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 생돈 가격은 4개월 연속 손익분기점 아래를 밑돌았다. 이는 지난 10년 중 최저 수준이다. 양돈 업자들은 생돈을 키워도 큰 이익을 내지 못하자, 생돈을 도축한 뒤 돈육 가격이 정상 궤도에 오를 때까지 이를 비축해 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돈육 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한 지난 3월부터 냉동 돈육을 비축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달에는 돈육 16만 톤을 구매할 계획이었지만, 목표치의 극히 일부만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돈 업자들이 시장에 돈육을 내놓지 않은 탓이다.

NDRC는 “양돈업자들이 비축해둔 돈육이 얼마나 시장에 나왔는지 조사 중”이라며 “지방정부에 돈육의 급격한 가격 인상을 방지하기 위해 적당한 때에 돈육을 시장에 풀도록 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중국이 돈육 가격 안정화에 사활을 거는 데는 이유가 있다. 한국인에게 김치가 있다면, 중국인에게는 돼지고기가 있다고 할 정도로 중국인의 돼지고기 사랑은 유별나다. 세계 돼지의 절반인 4억5000만 마리가 중국에서 사육된다.

돼지고기가 대부분의 요리에 기본 재료로 사용되다 보니 돈육 가격은 다른 식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국에서 돼지고기는 소비자물가지수(CPI) 구성 항목 가운데 2%(추정치)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돈육 가격 상승은 중국 공산당에 대한 여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ASF로 돈육 가격이 폭등하자, 공산당에 대한 민심은 크게 떨어졌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