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선택과목 체제가 도입된 문·이과 통합수능이 시행 2년째를 맞은 가운데, 점수 획득에 유리하다고 평가받는 특정 선택과목에 응시생들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 전문가들은 수능이 네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금, 선택과목별 유불리 대신 수시와 정시 등 대입 전략 수립에 더 집중할 때라고 조언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5일 발표한 ‘2023학년도 6월 수능 모의평가 채점 결과’에 따르면, 수학 영역에서 ‘미적분’을 응시한 학생의 비율은 42.8%로 집계됐다.
반면 ‘확률과 통계’ 응시 비율은 지난해 6월 55.4%에서 올해 51.5%까지 떨어졌다. 수학 영역의 세 선택과목 중 ‘미적분’에 응시자들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적분을 선택한 문과생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미적분 응시자 중 사회탐구 응시자는 지난해 6월 7031명에서 올해 9878명으로 2847명(40.5%) 늘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과생들의 교차지원 등에 대비해 문과생들이 수학과목 불리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여진다”고 해석했다.
현행 통합수능 점수 산출은 공통과목 원점수 평균이 높을수록 최종 변환되는 표준점수도 높아지는 구조다. 이에 입시업계는 수학에 강점을 보이는 이과생들이 주로 치르는 미적분의 공통과목 평균점수가 문과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확률과 통계’보다 높게 나타나, 대입에 활용되는 표준점수 또한 높게 산출돼 입시 경쟁에서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미적분 응시자가 많아지면 미적분 선택집단의 공통과목 평균이 다소 낮아질 가능성이 있고, 그 폭이 커지면 선택과목 조정점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국어 영역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났다.
이번 6월 모의평가에서 ‘언어와 매체’ 응시비율은 35.9%로, 1년 전 시험(27.8%)보다 7.1%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수능(30.0%)보다도 5.9%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언어와 매체’엔 이과생들이 더 몰렸다.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과학탐구 응시자 중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응시자는 지난해 5만6279명에서 올해 8만1332명으로 전년 대비 2만5053명(44.5%) 급증했다.
임 대표는 “올해 본수능에서도 ‘언어와 매체’ 표준점수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날 경우, 이과생들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조가 전개될 수 있는 양상”이라며 “대부분 상위권 학생들이 국어 ‘언어와 매체’, 수학 ‘미적분’에 집중되는 추세인 점을 볼 때 선택과목간 점수차를 불가피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시에서 문과학생들의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이 어려운 점, 정시에서 이과학생의 문과 교차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시 지원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네 달여 남은 수능까지의 학습전략 마련에 있어 이 같은 선택과목 편차를 지나치게 의식하면 안 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김원중 강남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선택과목별 유불리 문제는 여전히 발생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지금부터는 배점이 높은 공통과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우선이고, 선택과목은 유불리 문제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현재 본인이 선택한 과목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오는 8월31일 제2차 평가원 모의평가 실시 전까지는 수시 지원 전략을 구체적으로 수립해야 하는 시기”라며 “모의평가 결과와 학생부 성적, 본인의 비교과 활동 등을 분석해 수시 지원 대학 및 지원 전형을 최종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막연한 기대보다는 본인의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은 끝까지 유지할 수 있도록 철저한 수능 대비 전략이 필요하다”며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충족 여부를 예측할 때도 보다 보수적으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지원 대학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