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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지난 정권 임명 치안정감들, 정치권력과 상당히 연관”

입력 | 2022-07-05 16:38:00

“경찰청장 추천권 최대한 존중…지휘 규칙에 수사 제외”
“경찰 직장협의회 ‘견강부회’…정치적인 의도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23대 경찰청장 후보자로 현 경찰청 차장인 윤희근 치안정감을 제청한다고 밝히고 있다. 2022.07.05. 뉴시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5일 전임 정부에서 임명됐던 치안정감 6명이 교체된 배경과 관련해 “정치 권력하고 상당히 연관돼있다는 세평을 많이 들었다”고 밝혔다. 또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의 경찰국 설치 반대에 대해서도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찰청장 후보자 제청 관련 브리핑을 열고 23대 경찰청장 후보자로 윤희근 경찰청 차장(치안정감)을 제청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윤 후보자는 정보, 경비, 자치경찰 관련 업무 등 풍부한 경력과 업무능력을 바탕으로 신망이 두텁고, 14만 경찰조직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 후보자는 경찰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임용된 후 청주흥덕경찰서장과 서울청 정보관리부장, 경찰청 자치경찰협력정책관, 경비국장을 거쳐 현재 경찰청 차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경찰청장은 국가경찰위원회의 동의를 받아 행안부 장관이 내정자를 제청하고,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경찰청장은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이지만 국회 동의를 받지 않아도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이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치안정감 인사 당시 임기가 정해진 국가수사본부장을 제외한 치안정감이 모두 물갈이 된 이유에 대해 “지난 정권에서 임명된 치안정감들의 경우 정치 권력하고 상당히 연관돼있다는 세평을 많이 들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새 정부의 경찰청장이 나와선 안 되겠다는 판단에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말처럼 치안정감 인사를 제청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윤 내정자는 정치 세력과 무관하냐’는 질문에는 “제가 신이나 점쟁이가 아니라 잘 모르지만 제 판단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윤 내정자에 대해 “임명 제청에 관한 규정에 충실하게 제가 직접 후보자들을 몇 차례 만나보고 가장 적합한 경찰청장 후보자로 판단되는 사람을 경찰청장 후보자로 임명 제청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향후 경찰청장의 인사 추천권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그는 “경찰청장이 경찰 내부의 조직을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올바른 추천을 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면서 “경찰청장이 인사권자는 아니기 때문에 추천이 적절한지 여부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토를 하고 이견이 있으면 조율 과정을 거쳐 대통령께 인사 제청을 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경찰청장 지휘규칙’에 수사 지휘권 관련 내용이 포함되는지 여부에는 “지휘규칙이 있는 다른 부처를 많이 참고하겠지만 수사에 관련된 지휘는 빠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수사는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이고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며 자율과 책임 있는 수사가 중요하다”며 “경찰청 내부에서라면 몰라도 한 단계 건너서 있는 행안부에서 수사를 지휘한다는 것은 제 생각에는 대단히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선을 그었다.

직협이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삭발 등 농성중인 것에 대해선 ‘정치적 행위’로 규정했다.

이 장관은 “저는 지금 직협의 행동이 그렇게 순수하다고 보지를 않는다”며 “14만 경찰을 대변해서 그들의 권익을 신장하고 복지를 증진하고 그들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해결하는 것이 직협인데, 그러한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불법적 관행을 혁파해서 올바르게 헌법과 법률이 정한 바에 따라서 제대로 하자는 것인데, 직협은 이를 경찰 장악이라며 견강부회하고 있다”며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판단을 하고 있어, 직협하고 얘기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