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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업] “스스로 다시 한번 점검할 수 있던 기회였습니다”

입력 | 2022-07-05 19:21:00


[SBA X 스케일업코리아] 지난 2022년 3월, SBA와 스케일업코리아가 유망 스타트업을 선정해 이들의 고민을 해결하고, 다음 단계로 도약하도록 돕고자 '스케일업 프로젝트 2022'를 시작했습니다.

증강·혼합현실과 스마트 글래스 기술로 산업용 비대면 업무 지원 솔루션을 개발한 ‘딥파인’부터, 동대문시장의 특별한 패션 유통 시장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풀필먼트 서비스를 개척한 ‘트랜쇼’, 전문 헤어디자이너를 연결해 플랫폼 서비스를 개발한 ‘드리머리’, 건설 일자리 비대면 중개 플랫폼을 개발한 ‘웍스메이트’, 재미있게 저축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돕는 ‘부엔까미노’가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했죠.

5개 기업은 'BM 분석'을 토대로 부족한 부분을 점검할 수 있도록 '전문가'를 만났고,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도록 '팀장급 실무 인력과 협업' 자리를 거쳤습니다. 약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참여 기업 5곳 모두 지금까지 걸어 온 상황을 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같이 고민했습니다.

SBA 스케일업 프로젝트에 참여한 5개 기업의 모습, 출처: IT동아


그리고 지난 6월 말, SBA 서울창업허브 미디어룸에서 딥파인 이정민 수석연구원(CTO), 트랜쇼 이종환 대표, 드리머리 이태훈 대표, 웍스메이트 김세원 대표, 부엔까미노 이수영 대표가 각 기업을 대표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번 모임을 통해 프로젝트 참여 전과 비교해 달라진 점은 없는지, 프로젝트에 보완했으면 하는 점은 없는지 등 짧게나마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이에 모임에서 나눈 대화를 전달합니다.

스스로 다시 한번 점검할 수 있었던 기회

IT동아: 바쁘신 와중에도 이렇게 자리에 참석해주셔서 감사를 전하고 싶다. 오늘 이 자리는 지난 ‘BM 분석’, ‘전문가 제언’, ‘팀장클럽’ 때와는 달리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고자 마련했다. 부담 없이 서로의 현재를 공유하며 이야기를 나누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작은 실마리라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요즘 다들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한데.

트랜쇼 이종환 대표: 하하. 바쁘다. 아마 스타트업의 모든 대표님들이 같은 마음일 듯하다. 다만, 바쁜데, 느리게 바쁘다. 이게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실지 모르겠다.

( 잠시 뜸을 들인 이종환 대표는 )

트랜쇼 설립 이후 아이디어를 실제 구현하기 위해 준비할 때는 앞만 보고 달렸다. 그런데, 어느 정도 사업 모델을 구체화해 서비스를 시작한 뒤에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투자해야 하는 비용과 시간 등이 기하급수적으로 들어간다. 마치 1단 기어에서 2단 기어로 넘어가고 난 뒤에, 3단 기어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그 배의 노력이 필요한 심정이랄까.

트랜쇼 이종환 대표, 출처: IT동아


시간이 지날수록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를 맞닥뜨려 계획을 변경해야 할 때도 있었고… 스텝을 빠르게 밟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바쁘니 참 이상할 노릇이다(웃음).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 한가지가 있는데, 아직 우리 스스로 준비를 다 마치지 못했다고 자평했다. 풀필먼트 서비스를 보다 더 탄탄하게 준비하고 난 뒤에 프로젝트에 참여해 외부에 알렸다면… 더 많은 효과를 볼 수 있었다는 후회에 가깝다. 트랜쇼의 고민, 해결할 과제, 이를 위한 전문가 미팅, 네트워크 확장을 통한 자리 등을 기사로 외부에 알리면서 하나둘 찾아 온 기회를 완성도 있게 끌어 올리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긍정적인 변화도 있다. 트랜쇼의 풀필먼트 서비스는 도심 외곽에 위치한 물류센터 중심으로 제공하는데, 과거와 비교해 계속 촘촘해지고 있는 물류 인프라를 도심으로 확대할 수 있는 허브 기지를 구축하기 위한 협업을 시작하고 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기사를 통해 트랜쇼를 알리면서 기회를 확장할 수 있었고… 계획하고 있던 단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었다.

부엔까미노 이수영 대표: 프로젝트에 참여 당시 시드 투자 유치를 시작하고 있었는데, 이를 잘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었다. 인사이터스 황현철 대표의 BM 분석을 통해 부엔까미노의 수익 모델과 고객 확보 전략을 투자자 시점에서 정리할 수 있었고, 좋은 결과로 이어진 듯하다. 지난 기사를 다시 봐도 도움되는 내용이 많았다. ‘펀세이빙을 넘어 Money & Life 플랫폼이 되길 빌며’라는 표현처럼 컨설팅을 통해 다시 한번 내부를 점검할 수 있었고.

부엔까미노 이수영 대표(우), 출처: IT동아


딥파인 이정민 CTO: 프로젝트에 딥파인 일원으로 팔로업하고 있다가 지난 팀장클럽 자리에 김현배 대표님과 함께하며 참여할 수 있었다. 처음 BM 분석 당시에 ‘이런 것까지 우리가 생각해야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 스스로 부족했구나’, ‘이것 것도 있었구나’라고 찾아낼 수 있었다. 우리가 개발한 제품 가격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고, 전체 BM의 정책을 다시 한번 정립할 수 있었다.

딥파인 이정민 CTO, 출처: IT동아


딥파인의 구성원은 대부분 개발자, 엔지니어다. 그래서 마음 한 켠에는 ‘제품만 잘 만들면 알아줄거야’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제품, 서비스를 시중에 내놓을 때 필요한 여러 단계를 미처 깊게 생각하지 못했는데, 프로젝트를 통해 돌아볼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

‘우리 제품은 왜 이 가격이지?’라는 질문에 명확한 이유를 알지 못했었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판매하고자 하는데, 우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의 원가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정말 딥파인은 전형적인 엔지니어였다고 생각한다(웃음).

웍스메이트 김세원 대표: 우리의 BM은 프로젝트 참여 전이나 지금이나 명확하다. 건설 인력과 인력을 필요한 곳을 연결한다는 것은 기존에도 있던 사업이고, 이를 보다 편안하고 쉽게 연결하자는 목표는 변함없다. 다만,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우리 사업의 방향성을 결정하는데 참고할 수 있었다. 인사이트(insight)를 얻었다고 할까(웃음).

그리리 조직 문화 관련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관련 기사를 내고 난 뒤에 직원 채용을 많이 했는데, 면접자가 미리 기사를 보고 오는 경우가 많았다. 웍스메이트의 고민을 우리 직원보다 더 많이 생각하고 면접을 준비해 오더라. 농담이지만, 그래서 직원 채용하는 과정이 더 어려워졌다(웃음).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조직 문화, HR에 대한 고민을 보다 깊게 할 수 있었다. 나름의 방향을 잡아가는 기회로 삼을 수 있어 감사하다.

웍스메이트 김세원 대표, 출처: IT동아


드리머리 이태훈 대표: 이렇게 얘기하는 게 민망하지만,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모든 세션이 좋았다(웃음). 프로젝트 참여 전부터 인사이터스 황현철 대표님과 알고 지냈던 인연도 있었고…, 항상 조언을 많이 받았었다. 이런 자리처럼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는 기회로도 삼을 수 있었고, 감사할 따름이다.

개인적으로 마케팅 기획사 THE BOLT IDEA(이하 더 볼트)의 김보라 대표님과 만났던 전문가 제언 자리가 인상깊었다. 사실… 이 자리에서 밝히지만 미팅 전에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었다(웃음).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자체 전문가, 멘토를 만나봤지만, 간혹 너무 뻔한 내용을 거창하게만 얘기하는 경우가 많았었기 때문이다.

드리머리 이태훈 대표, 출처: IT동아


하지만, 현장에서 활동 중이신 김 대표님이 퍼포먼트 마케팅 관련해 ‘30초짜리 브랜드 영상을 만들어봐라’라는, 실무에 가까운 구체적인 방법 제시에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무엇보다 김 대표님의 칭찬을 통해 우리 드리머리의 마케터가 ‘정말 좋은 실력자구나’라는 재확인도 할 수 있었고(웃음).

‘조금 더 준비했었다면…’ 아쉬움을 남깁니다

IT동아: 너무 좋은 얘기만 말하신다. 스케일업 프로젝트는 앞으로도 계속 진행하며, 여러 스타트업이 참여할 예정이다. 때문에 ‘이런 것을 보완하면 좋겠다’라는 것도 꼭 듣고 싶은데.

웍스메이트 김세원 대표: 하하. 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아니, 아쉬운 점이라기 보다는 작은 투정에 가깝다. 기사를 통해 너무 깊은 것까지 밝혀진다는 점이다(웃음). ‘아직 이것까지는 공개하지 않았으면 싶은데…’하는 것까지 기사로 공개된다. 사업을 준비하는 대표 입장에서는 우리의 서비스를 보다 완성한 다음에 모두를 놀래키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말이다.

초기 스타트업은 가진 것이 아이디어밖에 없지 않나. 때문에 ‘이 아이디어를 지금 여기서 밝히는 것이 맞나?’라는 부담을 안고 있다. 우리도 나름 성장하고 있는데, 관련 업계에서 진취적인 성적을 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숨기고 싶은 부분까지 모두 밝혀지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웃음).

트랜쇼 이종환 대표도 김세원 대표의 말에 웃으며 동의한다고 대답했다.

부엔까미노 이수영 대표: 오히려 반대의 효과를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세원 대표님 얘기대로 스케일업 프로젝트는 정말 꼼꼼하게 파고든다. 그리고 이를 기사를 통해 대중에게 알린다. 그런데, 반대로 우리의 사업 모델, 다음 계획을 숨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경쟁사들이 보기에 헷갈릴 정도로 많은 것을 알려주기 때문이다(웃음).

SBA 스케일업 프로젝트에 참여한 5개 기업의 모습, 출처: IT동아


프로젝트를 통해 제안받은 여러 전략 중에 스스로 판단해서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 어디까지나 조언이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조언, 의견을 듣고 이를 반영할지 말지는 각자 고민해 결정하면 될 문제라고 생각한다.

드리머리 이태훈 대표: 아쉬운 점을 알려달라지만… 스타트업을 위해 정말 신경쓰고 있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우리가 부족하다고 생각한 부분을 위해 전문가를 모시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봤고, 그 결과가 좋았든 아니든 스타트업이 고민하는 것을 같이 해결하고자 움직여 주시는 것에 감사했다.

프로젝트팀보다 우리 스스로에게 아쉬웠다. 앞서 이종환 대표님의 말처럼 ‘프로젝트를 참여하며 얻은 조언, 인사이트 등을 내부에서 소화할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다. 스케일업 프로젝트는 우리에게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보다 많은 사람에게 우리의 모델을 알리고, 전달할 수 있는 기회. 다음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스타트업은 여기에 집중해 보다 잘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동아닷컴 IT 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