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美전문가 “北 핵실험 단합 대응 어려워…비확산 체제 악영향”

입력 | 2022-07-06 08:38:00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하더라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다자 기구에서 단합된 대응을 하기는 어려우리라는 전문가 전망이 나왔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북한을 상대로 추가로 제재를 가하기가 어려운 이유’라는 글에서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하더라도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움직임을 지지하리라고 기대하지 말라”라고 내다봤다.

여 연구원은 “지난 2006년부터 2017년까지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장거리미사일 실험 수행을 규탄하고 이에 벌을 준다는 차원에서 찾는 도구로써 제재에 의존해 왔다”라며 “그 기간 안보리는 북한의 무기 실험에 대응해 9개 제재 결의안을 만장일치 통과시켰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 중 마지막 제재 결의안은 2017년 후반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대응 차원에서 통과됐다며 “그 이후 제재가 효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유엔 전문가 패널은 최근 몇 년 간 제재 집행에 상당한 공백을 지목해 왔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지난 5월 러시아와 중국의 비토로 안보리에서 미국이 주도한 대북 추가 제재 결의안 채택이 무산된 점에 주목했다. 당시 13개 국가가 추가 제재에 찬성했지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하면서 유엔 안보리의 기능에도 의문이 제기됐었다.

여 연구원은 “중국과 러시아는 제재를 독재 정권을 상대로 세계 경제를 무기화하는 서방의 도구로 본다”라며 “두 정권 모두 북한에 추가로 제재를 압박하는 일에 관심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경우 대북 추가 제재가 비생산적이고 비인도적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 제재에 직면한 러시아도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 노력을 약화하려 분투 중이라는 게 여 연구원 시각이다.

아울러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경 봉쇄로 북한의 경제적 고립이 심화하면서 안보리 운신의 폭도 좁아졌다는 점에 여 연구원은 주목했다. “러시아와 중국의 협조 없이는 국제사회가 어떻게 현존 제재를 시행할지조차 불명확하다”라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여 연구원은 한·미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그는 “안보리의 빈번한 교착 상태를 고려해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도발에 더 직접적이고 강력하게 대응하기 시작했다”라며 방위·억지·거부(defense·deterrence·denial) 전략에 주목했다.

북한이 외교적 접근법에 응답하지 않는 상황에서 한·미 양국이 연합훈련 확대와 미국 전략 자산 전개 등 방위 태세를 강화하는 쪽을 택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4월 북한 ICBM 모라토리엄 파기에 따른 미국 핵항모 에이브러햄 링컨호 전개가 예시로 거론됐다.

아울러 지난달 5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8발 무더기 도발에 대응한 한·미 양국의 대응 발사도 언급됐다. 여 연구원은 “북한의 압박에 압박으로 대응함으로써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 따른 비용을 올리려 한다”라고 의도를 분석했다.

다만 이처럼 중국과 러시아는 협조하지 않고 한국과 미국이 직접적 대응을 강화하는 상황이 국제 비확산 체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특히 “한반도를 넘어 중국과 러시아의 안보리 비토는 세계의 더 광범위한 핵 비확산 체제에 도전을 제기한다”라고 했다.

북한이 결국 7차 핵실험을 감행해도 중국과 러시아가 재차 대응에 협조하지 않을 수 있는데, 이 경우 결의안 통과가 좌절되며 안보리의 신뢰도가 약화할뿐만 아니라 이란을 포함한 다른 국가에도 잠재적으로 잘못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여 연구원은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협력 확대는 북한 무기 프로그램 등 광범위한 현재 세계의 도전에 파급 효과를 일으키며 세계적인 관리 구조를 더욱 복잡하게 할 수 있다”라고 했다.

그는 또 “북한 비핵화를 다루는 데 큰 도전은 여전히 북한 정권 자체의 불안과 고립”이라면서도 “국제사회가 북한의 도발에 단합해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이 북한의 핵프로그램 철회 설득이나 압박을 더 어렵게 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