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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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2021년 말 현재 20개국에 246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2001년 신한금융지주 출범 당시 신한은행이 보유한 6개국 8개 네트워크와 비교하면 뛰어난 성과다.
신한금융그룹의 해외진출 전략은 크게 3단계로 진행됐다. 1단계로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함께 해당 기업과 거래하는 현지 기업에 힘을 쏟았다. 2단계는 현지 기업과의 거래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현지 고객에 대한 마케팅을 통해 현지화 전략을 추진했다. 3단계는 나라별로 현지에 최적화된 조직 기반과 상품 서비스를 만들고 외국계 선도 금융회사로 자리매김하는 전략이다.
웬만한 금융사 전체 손익과 맞먹는 신한 글로벌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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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성과는 그룹 최고경영자(CEO)인 조용병 회장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2017년 지주, 은행, 카드, 금융투자, 생명 등 5개사를 겸직하는 글로벌사업부문장을 선임해 매트릭스 체제로 개편한 것이 한몫했다. 그룹사가 동반 진출해 있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국가별 리더(Country Head) 제도를 운영했다.
그룹 차원의 글로벌 사업전략 수립은 본사 매트릭스 체제 아래에서, 해외 현지 글로벌사업은 CH 제도를 중심으로 추진했다. CH는 베트남 홍콩 인도네시아 중국 홍콩 런던 등 전략적 요충지에 두고 그룹 내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협업을 이끌고 있다.
글로벌 사업의 시작점은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청년 인구 비율이 높고 은행 계좌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60%를 넘어 금융산업의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신한카드 자회사인 신한파이낸스(2018년 푸르덴셜파이낸스 인수)는 소비자금융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소비자금융업을 기반으로 확보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올 7월부터 본업인 신용카드 비즈니스를 시작한다.
또 다른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베트남법인은 2016년 출범 이후 투자은행(IB) 중심의 성과를 내다가 지난해 5월부터 리테일 주식거래 플랫폼을 정비하고 본격적으로 주식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12월 55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했고 3개월 만에 4만 명의 고객을 유치했다.
2021년 7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병으로 탄생한 신한라이프는 2022년 1월 베트남에서 글로벌 영업을 시작했다. 2015년 신한생명이 베트남 하노이에 주재 사무소를 설치한 뒤 현지 생명보험 시장 조사와 베트남 금융당국과의 협력사업 등을 이어오다 지난해 2월 베트남법인 설립 인가를 따냈다.
신한DS도 2018년 현지법인을 섭립해 그룹 ICT 인프라는 물론 디지털 채널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신한퓨처스랩 베트남과 함께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 등 글로벌 액셀러레이터로 거듭나고 있다.
글로벌 디지털 생태계 구축 앞장
올해 5월 2000만 명 이상 보유한 베트남 e커머스 선도 기업 ‘Tiki’의 지분 10%를 인수(신한은행 7%, 신한카드 3%)하는 지분투자 계약을 맺고 3대 주주가 됐다. 신한의 금융 전문성과 Tiki의 현지 고객층 및 데이터를 결합해 베트남에서 금융복합 디지털 생태계 조성의 기반을 마련했다.
베트남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익을 차지하는 신한은행 일본법인인 SBJ의 디지털 혁신도 지속되고 있다. 2017년 일찌감치 디지털 컴퍼니로 전환을 선언한 이후 자회사인 DNX를 설립해 일본 현지은행을 대상으로 뱅킹시스템을 판매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은행, 카드, 금융투자 라이프 등이 출자한 전략적 투자(SI) 펀드를 조성해 글로벌 디지털 기업을 지속 발굴해 나가겠다”며 “현지법인과의 협업 가능한 신사업 기회를 창출해 신한 K-파이낸스의 성공 신화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