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0일 오전 4시 11분께 경기 부천시 한 상가 게임장. 실내 조명등이 꺼져 컴컴한 게임장 안에서 자신의 얼굴을 노출하지 않으려고 모자와 등산용 마스크를 착용한 정체를 알 수 없는 A(50대)씨가 지폐교환기 앞으로 다가갔다.
A씨는 곧바로 준비한 절단기로 현금이 들어있는 지폐교환기에 채워져 있던 자물쇠를 끊으려고 시도했다. 약 5분 만에 자물쇠를 파손해 무용지물로 만든 그는 지폐교환기에 보관돼 있던 현금 195만원을 챙긴 뒤 범행현장을 달아났다.
해당 업주로부터 이러한 내용의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즉각 수사에 착수했고, 피해를 본 게임장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특히 경찰은 A씨가 신발가게에서 청색 슬리퍼를 구입해 범행 당시 신었던 하얀 운동화에서 갈아신는 영상도 파악하고, 탐문 수사를 통해 A씨가 지하철을 이용한다는 점까지 알아냈다.
이에 경찰은 지하철 역사에 사복 차림의 형사를 잠복시켜 A씨가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기다리던 중 지하철 역사를 배회하던 A씨를 발견했다.
목격 당시 A씨는 거동이 불편한 사람으로 보이려고 목발을 짚고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경찰은 용의자 추적과정에서 찾아낸 청색 슬리퍼를 그대로 신고있던 모습을 확인하고 A씨와 동일인으로 판단, 검거했다. 범행 발생 후 34시간 만에 용의자를 긴급 체포한 것이다.
경찰은 특수절도 혐의로 A씨를 구속했다. A씨는 피해 게임장에서 범행을 저지르기 이전에 2~3차례 방문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상가 복도에 설치돼 있는 석고보드 재질의 천장을 타고 안쪽으로 들어가 게임장으로 이동해 내부로 침입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절도범죄 예방을 위해 A씨의 범행장면이 담긴 영상을 홍보물로 제작해 유튜브와 SNS에 게시했다.
[수원=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