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를 표명한 김창룡 경찰청장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사퇴 입장을 밝힌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행정안전부의 경찰 통제 추진에 반발하며 사의를 표명한 김창룡 전 경찰청장이 퇴임식 없이 경찰을 떠난다. 6일 김 전 청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무력감, 자책, 부끄러움과 참담함에 동료 후배들 앞에 설 수가 없었다”며 사의 표명 후 첫 소회를 밝혔다.
김 전 청장은 이 글에서 “34년 3개월 6일, 경찰대학 4년 2개월을 더하면 38년이 넘는 긴 세월…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가족, 동료들의 축복 속에 퇴임식을 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묵묵히 걸어온 경찰의 삶과 길”이라면서도 “영원히 사라진 퇴임식의 꿈은 가슴에 묻겠다”라고 했다. 김 청장은 경찰청 기자단에 “퇴임식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전 청장은 지난달 27일 행안부 내 경찰국 설치에 대한 반대를 표하는 한편 경찰 내부 반발 등에 수장으로서 책임을 진다는 취지로 사의를 표명했다. 앞서 경찰 치안감 인사 번복 발표 논란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국기 문란”으로 질타하면서 경찰 내외부의 용퇴 압박도 거세졌다. 이달 5일 윤 대통령이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건의한 면직안을 재가하면서 김 전 청장은 원래 23일까지였던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제복을 벗게 됐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