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 당무위원회를 마친 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8·28 전당대회 경선 룰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홍이 ‘친명(친이재명)계’의 압승으로 이틀 만에 일단락됐지만, 남은 갈등의 불씨들을 둘러싸고 막판 진통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97그룹’(90년대 학번, 70년대생)을 중심으로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제대로 된 민심을 듣기 위해 역(逆)선택 방지 조항을 없애자”는 취지다. 비명(반이재명)계를 중심으로는 당 대표 권한 약화 및 최고위원 권한 강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친명계는 “이재명 의원의 출마 선언이 임박하면서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강해지니 친명계 힘이라도 미리 빼보자는 마지막 발악”이라고 해석했다.
● 97그룹 “국민 여론조사, 당원 조사와 다를 게 뭐냐”
앞서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는 당 대표 예비경선에서 국민 여론조사 30%를 반영하고, 본 경선 선거인단 비중 역시 일반국민을 25%(기존 10%)까지 늘리는 방안을 채택했다. 잇따른 선거 패배 원인 중 하나로 당심(黨心)과 민심의 괴리가 꼽히는 만큼 국민들의 의중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조응천 의원은 7일 MBC 라디오에서 “역선택 방지조항을 그대로 두는 한, 말이 일반국민 여론조사지 민주당 지지층의 여론조사”라며 “특히 이탈 민주층의 의견을 꼭 물어봐야 된다”고 했다. 조 의원은 최근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강훈식 의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97그룹 출마자인 박용진 의원도 일찌감치 당심과 민심을 50%씩 반영하고, 역선택 방지조항을 삭제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친명계에서는 “다분히 이 의원을 겨냥한 것”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이 의원의 당 대표 출마 반대 여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 한 친명계 의원은 “이미 당무위를 거쳐 룰이 확정된 부분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자기 정치’”며 “통합과 단결을 내세워 이 의원의 출마를 반대하면서 이미 봉합된 갈등을 다시 건드리는 것은 이중적 모습”이라고 성토했다.
● 당 대표 권한 두고도 막판 샅바싸움
차기 당 대표가 2년 뒤 총선 공천권을 사실상 쥐게 되는 만큼 당 대표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구성 권한을 두고도 친명 대 비명 간 막판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공관위는 공직선거 후보자의 추천 및 심사를 맡는 기구다. 전준위 내 친명 의원들은 ‘최고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당 대표가 임명한다’는 현행 당헌·당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비명 의원들은 당헌·당규를 “최고위원회의 심의 및 의결로 구성한다”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 대표에게 절대적 권한이 쏠려있는 만큼 다수결을 채택해 최고위로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는 것.
전준위는 8일 회의 때 이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전준위 핵심 관계자는 “다양한 의원들이 당 내 공천 권한 관련 민주성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에 대한 여러 방안들을 제안해왔다”며 “공관위 구성 방식에 대해서는 당헌당규 분과 회의를 거쳐 전체회의 안건으로 부의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