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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숙선 명창, ‘판소리 춘향가’ 무형문화재 됐다

입력 | 2022-07-08 03:00:00

창극서 춘향역 가장 많이 맡아
문화재청 “전승능력-기여도 탁월”
중복 인정 안돼 가야금 보유는 해제



판소리 공연을 하는 안숙선 명창. 판소리 다섯마당에 모두 능한 안 명창은 특히 춘향가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동아일보DB


안숙선 명창(73)이 7일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춘향가’ 보유자로 인정 예고됐다.

안 명창은 1979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해 원로단원으로 퇴직할 때까지 200편이 넘는 창극에서 춘향 역을 가장 많이 맡았다. 춘향과의 각별한 인연 때문일까. 안 명창은 지난해 초 문화재청에 국가무형문화재 춘향가 보유자로 인정해 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문화재청은 “안 명창의 판소리 춘향가에 대한 전승능력과 전승환경, 전수활동 기여도가 탁월하다”고 밝혔다.

앞서 안 명창은 1997년 국가무형문화재 ‘가야금 산조 및 병창’ 보유자로 인정된 바 있다. 안 명창이 30일간의 인정 예고 기간 후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춘향가 보유자로 인정되면 기존의 가야금 산조 및 병창 보유 자격은 해제된다. 문화재청은 무형문화 전승 체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두 분야를 중복해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안 명창은 1988년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 8개국 12개 도시에서 판소리 공연을 펼치며 명창의 반열에 올랐다. 1998년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 한국인 최초로 초청받은 국악인이기도 하다. 당시 그의 공연을 본 프랑스 평단은 “천상의 목소리”라고 극찬했다. 그해 안 명창은 한국 전통예술인 가운데 최초로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오피시에를 받았다. 국내외에 국악을 널리 알린 공로로 1999년 옥관문화훈장에 이어 지난해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전북 남원에서 태어난 안 명창은 9세 때 이모인 가야금 명인 강순영 선생 등의 권유로 국악에 입문했다. 19세에 상경해 스승 박귀희 명창(1921∼1993) 등 당대 최고의 명창들로부터 판소리 다섯마당과 가야금 병창을 배웠다.

한편 문화재청은 국가무형문화재 ‘가곡’ 보유자로 이동규 씨(75)를, 한국 전통 활과 화살을 만드는 ‘궁시장(弓矢匠)’ 보유자로 김성락 씨(53), 김윤경 씨(51), 유세현 씨(58)를 각각 인정 예고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