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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성남시, 대장동·1공단 개발구역 지정때 ‘주민동의’ 의무규정 무시한채 졸속 진행”

입력 | 2022-07-08 03:00:00

신상진 인수위, ‘대장동 인허가’ 분석




경기 성남시가 대장동 개발의 첫 단추인 2014년 ‘대장동·1공단 결합도시개발구역’ 지정 단계부터 도시개발법의 주민 동의 의무 규정을 무시한 채 졸속으로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계에서는 대장동 개발사업 인허가 과정 전반에 위법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주민동의 없이 대장동·1공단 개발구역 지정
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신상진 성남시장직 인수위원회 산하 정상화특별위원회는 최근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로부터 대장동 개발사업 인허가 관련 자료 일체를 제출받았다. 이를 분석한 결과 2014년 5월 30일 ‘대장동·1공단 결합 도시개발구역’ 지정 당시 ‘토지면적 3분의 2 이상에 해당하는 소유자’의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대장동 일대는 2011년 개발구역으로 지정됐지만 2014년 1월 성남시가 기존 개발구역을 해제한 뒤 그해 5월 성남시 중원구 신흥동에 위치한 1공단과 함께 묶어 개발하는 ‘결합도시개발구역’으로 다시 지정됐다.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2010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공약으로 내세운 ‘1공단 공원화’를 이행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결합도시개발은 서로 떨어진 지역을 한꺼번에 개발하는 방식이라 각 지역 주민 간 이해관계가 충돌할 소지가 크다. 이 때문에 도시개발법에는 토지면적 3분의 2 이상에 해당하는 소유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명시해놨다.

하지만 당시 성남시는 주민 동의를 받는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채 대장동과 1공단을 결합개발구역으로 지정하는 고시를 단행했다. 이에 대해 당시 인허가를 담당했던 성남시 관계자는 “지방공사의 경우 예외 대상이 될 수 있는 조항이 있다”며 인허가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우덕성 성남시 정상화특위 자문위원(법무법인 민 대표변호사)은 “지방공사 등이 개발 할 때 주민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규정은 결합개발이 아닌 단일개발일 경우에만 적용된다”며 “위법한 방식의 구역지정을 바탕으로 이뤄진 이후 인허가 역시 위법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향후 법적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2014년 3월 18일자 성남시의 ‘시장지시사항’ 문건에는 이재명 전 시장이 실무 부서에 결합도시개발구역을 빠른 시일 내에 지정토록 재촉하는 내용이 포함돼 당시 서둘렀던 정황을 뒷받침했다.

성남시장직 인수위 정상화특위는 주민 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내용을 포함해 대장동 개발과정에서 벌어진 전반적인 위법 행위에 대해 당시 성남시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 결합개발 변경 과정에서도 위법 소지

정상화특위는 또 2015~2016년 이뤄진 대장동 개발사업의 주요 인허가 과정에서도 문제의 소지가 다수 발견됐다고 밝혔다. 2016년 1월 대장동 민관합동 시행사인 성남의뜰은 기존 대장동·1공단 결합개발계획에서 1공단을 떼어내는 변경된 개발계획안을 성남시에 신청했다. 당시 1공단의 경우 기존에 개발사업을 추진했던 사업자와 성남시가 법적 분쟁을 겪고 있어 금융기관의 대출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방안은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투자사업팀장으로 근무한 정민용 변호사가 이재명 당시 시장에게 직보해 결재를 받아낸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밝혀졌다. 실제로 그해 11월 성남시는 대장동과 1공단을 분리해 개발하는 개발계획 변경과 이에 따른 실시계획인가를 고시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결합개발과 단일지역 개발은 녹지비율과 용적률 등 각종 규제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단순한 개발계획의 변경은 위법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즉, 기존에 수립된 개발구역 지정을 해제한 뒤 별도의 새로운 개발계획 수립과 사업타당성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서 성남시는 2011년부터 단일지역으로 개발구역이 지정됐던 대장동 일대에 대해 2014년 1월 구역 지정 해제 결정을 내렸다. 당시 성남시는 관보에 “결합 개발을 위해 구역 지정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이후 2014년 5월 대장동·1공단 결합도시구역 지정이라는 새로운 고시를 내렸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