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유학할 때 모더나 백신을 맞고 들어왔는데…막막해서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중국 수도 베이징이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자 외국에서 백신을 맞고 들어온 주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백신 접종을 확인하는 용도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화이자와 모더나 등 외국산 백신의 접종 기록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증명이 없으면 입장이 불가하기 때문에 이는 사실상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로 간주된다. 그러나 베이징의 앱은 베이징 외 지역에서 백신을 맞은 경우 그 기록이 확인되지 않는게 문제로 지목된다.
리앙 베이징시 위생건강위원회 부주임은 “수도 외 지역에서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들은 접종 장소를 방문해서 그 기록을 수동으로 등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외에서 백신을 맞고 돌아온 사람들은 접종 사실을 증명할 방법이 없다.
베이징 차오양구 백신 접종센터의 한 간호사는 “해외에서 시노백이나 시노팜 백신을 맞은 경우 시스템에 등록해줄 순 있는데,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맞은 경우 우리 시스템에 없기 때문에 현재로선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중국 본토는 어떠한 외국산 백신도 승인하지 않았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푸싱제약은 독일제 바이오엔테크 백신을 수입한다는 계획이지만, 1년이 넘도록 사용승인 절차가 끝나지 않았다.
해외에서 외국제 백신을 맞은 베이징 주민들은 보건당국의 안내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지난해 베이징으로 돌아오기 전 뉴욕에서 모더나 백신을 2회 맞았던 앨리스 마는 “나와 몇몇 친구들은 유학 시절 백신을 맞았는데 지금 너무 막막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해외에서 백신을 맞고 들어온 외국인들도 같은 문제에 처할 수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중국 주재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는 백신 접종을 유도하는 조치 자체는 환영하면서도 외국산 백신의 접종 기록을 인정할지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독일에서 온 마크 짐머만은 1년 전 고국에서 백신을 맞았다며 “중국에선 거의 14억 명이 (중국산) 백신을 맞았으니 한 번 더 맞아도 상관없다”며 추가 접종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중국산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앨리스 마는 “모더나 백신 기록이 인정됐으면 좋겠다”며 “중국산 백신을 다시 접종하려면 시간이 걸릴 텐데, 그때까지 공공장소를 이용하지 못하게 되면 곤란해진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