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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가 범인이죠?” 가양역 실종자 가족이 받은 악성문자

입력 | 2022-07-08 14:58:00


김가을 씨 언니가 공개한 악성 메시지. 인스타그램 갈무리

서울지하철 9호선 가양역 근처에서 실종된 김가을 씨(23)를 찾기 위한 수사가 열흘째 진행 중인 가운데, 김 씨의 가족이 악성 메시지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

김 씨의 언니 A 씨는 8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최근 자신이 받은 문자 메시지와 메신저 대화 캡처본을 공개했다.

사진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9시 44분경 A 씨에게 온 문자 메시지에는 “남자 친구 있느냐. 없으면 XX하자”는 성희롱성 발언이 담겼다.

메신저 대화에서는 “죽을 거면 세금 낭비나 하지 말고 죽으라 하지 뭐 하러 그러냐”며 악담을 퍼붓는 사람도 있었다. 상대방은 또 A 씨의 인터뷰 목소리를 들었다면서 “무서우리만큼 태연하던데 언니가 범인이죠?”라고 의심하기도 했다.

A 씨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제 동생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걱정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제보를 주신 분들 덕분에 동생이 사라진 후 지금까지 희망을 가지고 버텨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점점 감당하기 힘들어지는 장난에 이제는 잠을 못 잘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 이제 제 번호로는 제보받지 않으려고 한다”며 “제보는 경찰서로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번호가 올라간 게시글을 모두 지울 순 없겠지만 이 글을 보신다면 비공개 및 삭제 처리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A 씨는 곧 번호를 바꿀 예정이라고. 그는 “앞으로 이런 상대방을 생각하지 않는 발언은 삼가 달라”고 호소했다.

김가을 씨 실종 전단.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한편 김 씨는 실종 당일인 지난달 27일 가양대교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종적을 감췄다. 경찰은 실종 이튿날인 지난달 28일부터 드론 등을 투입해 수색에 나섰으나 실종 열흘이 지난 이날까지도 김 씨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당초 김 씨가 실종 직전 119에 전화해 ‘언니가 집에 쓰러져 있을지 모른다’고 신고한 사실이 알려지며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지난 6일 김 씨 소유의 태블릿PC에서 유서로 보이는 문서가 발견되면서 극단적 선택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다만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