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8000억-신한銀 1조3000억 지방회사, 쪼개기로 中-日 돈 보내 코인 환치기-자금세탁 의혹 수사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동아일보 DB
최근 시중은행 두 곳에서 2조 원대의 외환 이상 거래가 발생해 금융당국이 검사에 나선 가운데 우리은행을 통해 4000억 원을 중국, 일본 등으로 송금한 업체가 지난해 설립된 페이퍼컴퍼니로 추정됐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서울의 우리은행 지점을 통해 외환으로 송금된 8000억 원 가운데 4000억 원 이상은 지방에 있는 A사가 송금 주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A사는 수백 회에 걸친 쪼개기 방식에 골드바 등의 거래대금 명목으로 중국, 일본 등에 돈을 보냈다.
하지만 A사는 지난해 신설된 데다 물품 등을 제조, 가공해 수출하는 산업체도 아니어서 금융권에서는 자금 출처를 숨기기 위해 만든 페이퍼컴퍼니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신한은행 지점 두 곳을 통해 송금된 1조3000억 원대의 외환 거래 중에서도 송금 주체가 페이퍼컴퍼니로 의심되는 사례가 다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 우리은행에서 이뤄진 대규모 외화 송금이 수입품 세관 통과가 확인된 후 돈을 보내는 ‘사후 송금’이 아니라 물품을 받기 전에 이뤄지는 ‘사전 송금’이란 점에서 의혹이 커지고 있다. 실제 수출입 거래가 이뤄졌는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우리, 신한은행의 외환 이상 거래와 관련해 현장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부장 이일규)도 올 초부터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A사의 수상한 자금거래 내역을 통보받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