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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두달만에 국정 지지율 30%대로… 겉은 ‘담담’ 속은 ‘답답’

입력 | 2022-07-09 03:00:00

[與대표 초유의 당원권 정지]
갤럽 조사… 긍정 37%-부정 49%, 부정평가 이유 ‘인사’ 25% 첫손 꼽아
도어스테핑에 ‘발언 부주의’ 지적도… “국정 초반 개혁 차질 우려” 목소리
대통령실 “계속 국민만 보고 가겠다”… 뾰족한 대책 안보여 내부 비상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가 취임 이후 처음으로 40%대 밑으로 떨어졌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지지율은 윤 대통령의 핵심적인 국정 동력이다. 취임 두 달 만에 30%대로 곤두박질친 지지율에 대통령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8일 내놓은 7월 첫째 주(5∼7일) 조사 결과 윤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은 37%로, 전주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잘못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은 전주보다 7%포인트 오른 49%로 나타났다. 갤럽 측은 “이번 주에는 윤 대통령에게 그간 호의적이던 고령층, 국민의힘 지지층, 보수층에서도 ‘긍정 평가 하락, 부정 평가 상승’ 기류가 공통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갤럽의 같은 조사에서 직무 수행 지지율 40%대가 붕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역대 대통령과 비교할 때 상당히 빠른 것이다. 갤럽 조사 기준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2년 5개월여 만에,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1년 10개월여 만에 각각 40% 선을 내줬다. 두 전임자의 경우 비교적 단단한 고정 지지층이 있어 정권 초 악재가 불거져도 40%대 지지율을 유지했지만 윤 대통령은 그렇지 않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갤럽 조사를 보면 부정 평가의 이유로 ‘인사’(25%)를 꼽는 이들이 가장 많았다. 이어 ‘경제·민생 살피지 않음’(12%), ‘경험·자질 부족/무능함’(8%) 순이었다. 그간 대통령실 내부적으로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징계 논란 등 여당 내홍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었다. 그러나 ‘검찰 편중 인사’ 논란이나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낙마 사태를 비롯한 ‘부실 검증’ 논란 등 인사 문제가 지지율 하락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는 얘기다.

특히 ‘발언 부주의’(3%)도 처음으로 이유로 등장했다. 윤 대통령이 각종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에서 전(前) 정부보다 낫다는 식으로 비교우위를 강조하거나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내놓으며 지지율에 감점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69석 대 115석’이라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정 운영을 하려면 국민의 지지밖에 기댈 데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직무 수행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지면 임기 초반 박차를 가해야 할 국정과제 추진과 개혁 작업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당장 “파티가 끝났다”며 호화청사 매각, 복지 혜택 축소 등 강도 높은 공공부문 개혁을 예고한 상황에서 내부 반발이 터져 나올 수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지지율 40% 선 붕괴와 관련해 “대통령이 이미 말했지만 국민만 보고 간다는 점에는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비상이 걸린 분위기다. 경제위기로 인해 사실상 지지율 반등의 계기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의 다른 관계자는 “현재 국가가 직면한 상황은 단기 대증요법을 쓸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면서 “지지율 하락에 흔들리지 않고 민생 문제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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