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RE100 실행, 재생에너지 직접구매의 난관과 해결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6.17/뉴스1
8·28 전당대회를 앞두고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당내 일각에선 한 달 넘게 잠행을 이어가고 있는 이 의원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민주당의 관심은 오로지 ‘이재명 출마’에 쏠려 있었다. 6·1지방선거 패배 책임론 속에서도 출마만 하면 당선은 유력할 거란 관측이 나오면서, 당 안팎에선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입장 표명 없이 비공개로 당내 인사들과 만나는 등 물밑 행보에 집중했다. 자신을 향한 불출마 요구를 최소화하고, 동료 의원들과 소통을 강화해 당내 입지를 다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같은 이 의원의 침묵을 두고 당내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온 관심이 이 의원의 출마에 쏠려있는 만큼, 이 의원이 빨리 출마 여부를 밝혀야 본격적인 전당대회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당권 주자인 강병원 의원은 지난 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더 이상 답을 늦추지 마시라. 장고 끝에 악수 나온다”며 이 의원을 직격했다.
강 의원은 “이 의원이 백팔번뇌를 한다고 하는데 백팔번뇌를 이미 넘어서 백팔만번뇌를 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지도자로서 빨리 국민 요구에 답할 때”라고 촉구했다.
당 대표 출마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설훈 의원은 8일 페이스북을 통해 “더 이상 호위병들 뒤에 숨어 눈치 보는 ‘간 보기 정치’는 그만하라”며 이 의원을 비판했다. 그는 “많은 사람의 만류와 염려에도 불구하고 출마를 결심했다면 하루빨리 출마를 선언하고 국민과 당원을 설득하라”고도 했다.
장철민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대가 합리적인 토론보다 소모적 논쟁이 되어가는 것 같다”며 “이 의원의 빠른 당 대표 출마 선언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는 “이 의원이 하루라도 빨리 출전해 후보들 사이의 토론을 만들고, 당의 집단 지성이 작동하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경청 모드로 잠행을 이어오던 이 의원은 조만간 당 대표 선거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선 전대 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는 오는 17일쯤 이 후보의 출마 선언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출마 선언 시기와 관련해 “마지막 순간까지 최대한 의견을 많이 듣고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