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총격으로 사망하면서 경호 비판론이 현지에서 부상하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은 총격범이 손에 총을 든 채로 아베 전 총리 뒤 7~8m까지 다가가는 동안 아무런 제지가 없었다고 9일 보도했다.
아베 전 총리가 가두연설 중 피격당한 곳은 나라(奈良)시 야마토사이다이지(大和西大寺)역 앞의 거리로, 선거 때 흔히 연설 장소로 이용되는 시내 터미널 역 중의 하나다.
SP는 일본 경시청 경비부 경호과 소속으로 총리, 각료, 중의원과 참의원 의장, 정당의 간부, 총리 경험자 등을 경호하는 경찰관이다.
오전 11시29분경 “여러분 안녕하세요. 아베 신조입니다”라는 인사가 울려퍼졌다.
이 때 총격범 야마가미 데쓰야(山上徹也·41)가 차도를 사이에 두고 약 15m 떨어진 보도블럭에 서 있었다. 검은 가방을 매고 회색 반팔 셔츠 차림이었다.
연설이 시작된 지 약 2분 뒤, 검은 관통 같은 물건을 손에 쥔 야마가미가 차도로 진입해 아베 전 총리 뒤로 7~8m 떨어진 곳까지 다가갔다. 아무도 멈춰세우는 모습은 없었다.
(트위터 갈무리) ⓒ 뉴스1
아베 전 총리는 연설대에 선 채로 뒤를 돌아봤다. 다시 ‘펑’하는 두 번째 총성이 울렸다. 그러자 아베 전 총리는 힘 없이 그 자리에 쓰러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요미우리 기자는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정신을 차리자 연설대 위에 아베 전 총리는 없었고, 거리에 누운 채 셔츠에 피가 흐르고 있었다”고 떠올렸다.
또 “구급차 구급차! 의사 없습니까! 도와주세요”등의 외침이 곳곳에서 들렸고, 용의자는 바로 근처에서 SP로 보이는 남성들에게 제압당해 지면에 엎드려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호 계획에 참여한 바 있는 한 경찰 간부는 “아베 전 총리의 후방 경계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