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일의 롤링머니]나스닥 지수 3배 추종 TQQQ 71% 손실…포트폴리오 위험 낮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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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주가 하락은 한국만의 일은 아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도 -18.8%를 기록해 1987년 이후 역대 두 번째 하락을 나타냈다. 신흥국 지수가 가장 많이 빠졌던 상반기는 1998년으로 19.9% 하락했다. 1998년은 우리에게 잊히지 않는 해다.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이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때였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IMF 구제금융 요청은 1997년 12월 3일 이뤄졌으며 이 시기 태국, 홍콩,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 연쇄적으로 외환위기가 발생해 ‘1997 아시아 금융위기(1997 Asia Financial Crisis)’로 불린다.
전 세계 주가지수 하락폭 20~30%
서학개미의 사랑을 받은 순매수 1위는 테슬라였고,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주식이 순매수 상위권에 포함됐다. 이들 주식의 상반기 성과를 보면 넷플릭스가 -71%로 가장 많이 하락했다. 그다음으로 메타(페이스북) -52%, 테슬라와 아마존 각각 -36%, 알파벳(구글) -25%, 애플 -23% 순이다. 이런 종목이나 산업에만 투자했다면 꽤나 고통스러운 시기를 겪고 있을 것이다. 주가 하락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서학개미만이 아니다. 코스피 대장주 격인 삼성전자 주가는 상반기 27% 하락해 주당 5만7000원 수준이다. 지난해 초 고점인 9만6800원에서 절반 가까이 하락해 ‘십만전자’를 꿈꾸던 개인투자자의 마음을 괴롭히고 있다.
하반기 하락 vs 상승
투자에 나설 때는 상승만 기대할 것이 아니라 위험을 낮추는 일도 필요하다. 게티이미지
투자자의 관심은 역대급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약세장을 보이던 상반기 주식시장이 하반기에는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에 쏠려 있다. 상반기 추세가 여전히 남아 있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 의견도 있다. 코스피의 추가 하락을 주장하는 이들은 2000년 IT 버블 붕괴 시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를 사례로 든다. 2000년 코스피는 상반기 20.1% 하락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39%나 더 빠졌다(표 참조). 2008년에도 상반기에 11.7% 하락한 후 하반기에는 33%나 더 내려앉았다. MSCI 신흥국 지수도 비슷했다. 2000년 상반기 9% 하락 이후 하반기에 25% 추가 하락했고, 2008년에는 상반기 12.7% 하락에 이어 하반기에 48%나 더 빠졌다. 2008년 S&P500 지수는 상반기 12.8% 하락에 이어 하반기 29% 더 빠졌으며, 나스닥 지수도 상반기 13.5% 하락 후 하반기 31% 추가 하락했다.
이런 이야기만 듣는다면 비관이 극단을 달릴 수 있다. 하지만 상반기 주가 하락이 하반기까지 이어진다는 주장이 확률적으로 근거가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상반기 하락 이후 하반기에 반등한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코스피의 경우 1998, 1992, 2013, 1991년 하반기 각각 89%, 23%, 8%, 1% 상승했다. 신흥국 지수는 2020, 2010, 2013, 1994년 하반기에 각각 30%, 25%, 7%, 3% 상승폭을 기록했다. S&P500 지수의 경우 최악의 상반기를 보낸 9번 중 5번의 해가 하반기에 상승을 나타냈는데, 상승폭이 6~56%였다. 나스닥은 9번 중 6번이 하반기에 상승했다.
상반기 원/달러 환율 9% 상승
특정 종목, 특정 산업, 혹은 특정 국가 주식에 투자금이 집중돼 있다면 하반기 주가 향방에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빚을 내 투자하는 경우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특히 초보 투자자라면 어찌할 바를 모를 수 있다. 주식시장이 늘 상승만 하는 곳이 아니라는 점을 많은 투자자가 격하게 느낀 상반기였다.
이런 시기 개인투자자가 생각해야 할 것은 자신의 위험 감내도다. 위험 감내도란 얼마나 큰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뜻한다. 초보자이거나 큰 위험을 감당하는 것이 불안하다면 기존 투자 방법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상반기 주식, 국채 등 많은 자산이 하락했지만 상승한 자산도 있다. 대표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9%나 상승했다. 현금성 자산 역시 포트폴리오를 보호해주는 자산 중 하나다. 이렇게 움직임이 다른 자산에 나눠 투자함으로써 포트폴리오 위험을 낮추고 적정 수익을 추구하는 것을 자산배분 투자라고 한다. 올해 상반기는 투자에 나설 때 높은 상승만 기대할 것이 아니라, 위험을 낮추는 전략도 필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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