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8일 오후 페이스북에 영화 ‘포카혼타스’ 주제곡인 ‘바람의 빛깔’ 번안곡 링크를 공유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페이스북 캡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 대한 윤리위원회의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 결정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가 승복하지 않고 재심이나 가처분신청 등 전면전에 나서면 어떻게 되는 건지, 당장 누가 당을 이끌게 되는 건지, 언제까지 이런 혼돈 상태가 지속될지 모두 불확실하다.
이 대표는 그제 페이스북에 ‘얼마나 크게 될지 나무를 베면 알 수가 없죠’ 등의 내용이 담긴 한 애니메이션 OST 번안곡을 공유했지만 주말 언론 인터뷰는 피하며 장기전 모드에 돌입한 걸로 보인다. 이 대표는 선당후사의 태도를 취해야 한다. 성 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이 어떻게 이슈화됐는지를 떠나 당을 혼란에 빠뜨리게 한 빌미를 제공한 것만으로도 책임이 작지 않다. 성 상납 의혹에 대해 억울한 점이 있다면 경찰 수사 등을 통해 진실을 가리면 된다.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의 기획”이 있었는지도 드러나게 돼 있다. 당 대표가 “반란” “쿠데타” 운운하며 공식기구의 결정을 거스를 경우 당의 질서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윤핵관들도 자중해야 한다. 마음에 안 드는 젊은 대표와의 내전(內戰)에서 승리라도 한 것처럼 득의양양했다간 역풍을 맞는 건 순식간이다. 그런 점에서 대표적인 윤핵관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이 징계 결정 다음 날 대규모 지지 모임을 가진 것은 부적절했다. 버스 23대로 1100명이 넘는 사람들과 야유회를 다녀왔다고 한다. 당이 큰 혼란에 빠진 데다 코로나 재유행 경고등까지 켜진 상황에서 지지자들과 어깨동무를 하거나 얼싸안고 사진을 찍는 등 세 과시 행사를 했다니 어이가 없다. 얼마 전 친윤 의원 중심의 ‘민들레’ 모임 발족을 주도했다가 비판을 받고 불참을 선언한 적도 있다. 결국 ‘포스트 이준석’을 노린 젯밥에만 혈안이 돼 있는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