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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인상에 절망” 소상공인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기자의 눈/신동진]

입력 | 2022-07-11 03:00:00

‘온전한 손실보상’ 尹 대선 공약에도
물가상승 부담 또 다시 전가한 셈
“정부, 현장심각성 몰라도 너무 몰라”



신동진·산업2부


내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9620원으로 결정된 뒤 현장에선 폐업을 고민하는 절망적인 목소리가 쏟아졌다. 월 200만 원을 벌기 어렵다는 편의점주, 아르바이트생을 쓰면 자신은 무임금 노동을 해야 한다는 ‘1인 카페’ 사장 등이었다. 이들은 그 말을 믿지 못하는 기자에게 각자의 수익 명세서를 기꺼이 공유했다. 사정이 어렵기는 근로자들도 마찬가지다. 주휴수당을 주지 않아도 되는 주 15시간 미만 ‘쪼개기’ 일자리만 넘치고, 무인 시스템에 일자리를 빼앗기기도 한다.

급기야 경영계는 물론이고 노동계까지 최저임금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경영자총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는 고용노동부에 최저임금 재심의를 요청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주휴수당을 포함한 최저시급은 내년 1만1500원을 넘는다. 중기중앙회는 “주요 산정 근거가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인데 이를 온전히 소상공인에게 전가하는 셈”이라고 호소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노동계도 이번 최저임금에 반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 1호는 소상공인에 대한 ‘온전한 손실보상’이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취임사에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완전한 회복을 돕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거리 두기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사실상 일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떠안았다는 점을 정부도 잘 알고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팬데믹 피해를 회복하기도 전에 물가 상승 등의 부담을 또다시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청구한 것이다.

이 장관은 지난달 말 주 52시간제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방향은 맞지만 속도와 강도를 고민해야 한다”며 “고용의 질에 대해 신경 써야 하는 사회적 부름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취재를 하면서 만난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정부가 현장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입을 모았다. 이제는 정부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을 안겨줄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11일부터 시작되는 새 정부의 첫 부처별 업무보고에서 그 단서라도 엿볼 수 있길 기대한다. 민생 안정의 답은 현장에 있다.



신동진·산업2부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