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 CPI 분석
세계 각국에서 물가 고공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6월 물가상승률이 9%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6%로 40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한 데 이어 6월 물가상승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분석한 것이다. 6월 CPI는 13일 발표 예정이다. 이에 따라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에 이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세계 각국의 경제고통지수(misery index)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을 넘어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 시간) “5월 신규 고용 증가 폭이 38만4000명으로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나타난 뒤 지난달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6월) CPI는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며 CPI가 9%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가 급등세는 지속되는 가운데 고용 지표가 예상을 넘는 호조여서 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 노동부는 8일 비(非)농업부문 일자리가 37만2000개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예상했던 26만8000명을 훨씬 뛰어넘은 것. 경기 침체 우려에도 일자리 증가세는 지속돼 연준이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할 가능성은 더 커졌다. 지난달 이미 자이언트 스텝에 나선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26, 2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다시 한 번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물가 폭등 현상이 전 세계로 퍼져 나라마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면서 각국 경제고통지수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경제고통지수는 소비자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해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다.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과 뒤이은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대폭 인상으로 실업률이 상승하는 등 경기 경착륙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경제고통지수는 5월 12.2에 이르면서 2008년 8월에 나타났던 지수인 11.5를 넘어섰다. 유럽연합(EU) 경제고통지수도 14.9로 글로벌 금융위기는 물론이고 유럽 재정위기 때인 2012년 11월 수준인 14.2를 넘어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