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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총성 후 3초간 무대응… 日경찰 “가장 큰 회한”

입력 | 2022-07-11 03:00:00

[日 아베 피격 사망]
아베, 2번째 총격 맞고 쓰러져
공격 받았던 뒤편은 무방비 상태
尹자택-용산 집무실 경비 강화



8일 오후 아베 총리의 총격 피살소식을 담은 호외를 배포하고 있다. 2022/07/08 아사히신문 제공


“27년 경찰관 인생에서 가장 큰 회한이다. 책임의 무게를 통감하고 있다.”

8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선거 유세 중 피격 사망하기까지 현장 경호가 크게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시 유세가 벌어진 나라시 경비 총책임자 오니즈카 도모아키 나라현 경찰본부장은 10일 기자회견에서 “부인할 수 없는 결함이 있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아사히신문 등은 이날 아베 전 총리의 나라시 유세 현장 경호 업무에 참여했던 경찰관 다수가 “첫 번째 총성 이후에야 수상한 사람이 있다는 걸 인지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저격범 야마가미 데쓰야(山上徹也·41)는 아베 전 총리 뒤로 7∼8m까지 다가가는 동안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아베 전 총리는 당초 나가노현을 방문할 계획이었다가 사건 전날 밤 나라현으로 유세 장소를 변경해 사건 당일 유세 차량이나 무대가 아닌 아스팔트 위에서 연설을 했다.

야마가미가 아베 전 총리의 등 뒤에서 첫 발을 쏜 후에도 달려오는 경호원은 없었다. 아베 전 총리는 3초 뒤 두 번째 총격에 쓰러졌다. 일부 경호원이 위급 시 경호 대상을 감쌀 때 쓰는 ‘방탄 가방’을 펼쳤으나 이미 늦었다. 현장에는 전문 경호원 1명과 사복 경찰 수십 명이 배치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은 “첫 총성 후 호위에 들어가기까지 3초가 걸린 것은 늑장 대응”이라며 “(유세 현장 주변) 도로를 봉쇄하고 뒤쪽의 위협을 완전히 차단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아베 전 총리 피격 사건을 계기로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경호·경비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 서초구 윤 대통령 자택과 용산구 집무실에 대한 경비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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