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성희롱성 발언 논란에 물러나 尹, 김주현 금융위원장 오늘 임명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지명 엿새 만인 10일 자진사퇴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김인철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정호영 김승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이은 네 번째 장관급 인사의 낙마다.
송 후보자는 이날 “큰 공직을 맡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는다. 교직에만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송 후보자가 과거 성희롱성 발언을 두고 계속 말이 나오자 심적으로 큰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또 이날 “윤 대통령은 11일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 임명을 재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 임명을 재가하면 윤석열 정부에서 국회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되는 고위공직자는 4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인사 실패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오기이고, 국회 검증을 피하려는 꼼수”라고 반발했다.
김주현 금융위장, 청문회 없이 임명 4번째
송옥렬 자진사퇴
대통령실이 금융위 인선을 서두르는 동안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장 공백은 장기화될 위기에 처했다. 10일 송옥렬 공정위원장 후보자의 전격적인 자진 사퇴는 과거 성희롱성 발언 논란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 후보자는 5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만약 이 일(성희롱성 발언)이 커져서 ‘이건 아니다’고 하면 흔히 말하는 낙마 이런 부분까지 생각하고 있다”며 “그것 때문에 제가 자격이 없다거나 문제가 생긴다고 해도 담담하게 받아들이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2014년 8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및 학생들과 함께한 저녁 식사 자리에서 외모와 관련한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송 후보자 사퇴로 인한 인사검증 실패 지적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본인이 사과했고 그 사안으로 특별한 징계가 없었고 일단락된 사건으로 봤기 때문에 지나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또 11일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재가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지금 같은 경제상황에서 민생 경제를 위해 챙겨야 할 현안이 너무나 많아 더 이상 자리를 비워둘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서고, 한국은행의 ‘빅 스텝’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금융 당국의 수장 인선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는 것.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