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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5 변이, 美 우세종으로… 전문가들 “팬데믹 끝났다는 착각 말아야”

입력 | 2022-07-11 14:55:00

6월 30일(현지시간)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여행객들이 시카고행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AP/뉴시스


“미국은 팬데믹이 끝났다고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과연 그럴까?’라고 묻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 BA.5가 미국에서 빠르게 우세종이 되면서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 유전자 핵산(PCR) 검사 같은 방역 조치가 느슨해지고 ‘팬데믹 피로감’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아 코로나19 대규모 재확산 환경이 조성된다는 것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주 평균 일일 확진자는 10만 명 수준이다. 그러나 일부 주는 코로나19 검사를 하지 않거나 확진자 수를 발표하지 않고 있고, 자가진단키트로 검사한 확진자는 집계에 잡히지 않는다. 확진자는 훨씬 많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팬데믹 경향을 추적하는 스크립스리서치 에릭 토폴 교수는 “거칠게 봤을 때 신규 확진자는 100만 명에 가까울 수 있다”며 “BA.5는 백신이나 감염으로 인한 면역이 듣지 않아 변이 중 전파력에서는 최악의 바이러스”라고 말했다.

WP는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대 소속 감염병 연구원 지야드 앨앨리는 “(미국의 방역 조치는) 서부 황야 같은 수준”이라며 “위기가 눈앞에 선명한데도 모두가 방비하지 않고 보호 장비 없이 바이러스에 스스로 노출시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공보건 조치가 거의 없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다만 코로나19 입원자는 올 3월부터 조금씩 증가해 3만8000명 정도로 크게 늘지는 않고 있다. 올 1월 중순 16만2000명에 비하면 온건한 정도다. 또 최근 두 달간 치명률도 급격한 변화는 없다.

그럼에도 바이러스가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상황에서는 또 다른 변이를 우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앨앨리 연구원은 “변이가 계속 진화하고 있어 BA.5 백신을 개발해도 BA.6, BA.7 바이러스가 등장하는 상황이 생길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토폴 교수도 “다음번엔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아닌 새로운 그리스 알파벳 이름의 변이가 창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