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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격범, 범행 전날 종교단체 건물에 사제총 시험발사

입력 | 2022-07-12 03:00:00

‘펑’ 총소리 너무 커 당황해 도주
사건 당일엔 현장 미리 도착-답사
통일교측 “용의자 모친 신자 맞지만, 용의자-아베 모두 우리와는 무관”




8일 일본 나라현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를 총으로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山上徹也·41·사진)가 범행 하루 전인 7일 원한을 품은 나라의 특정 종교단체 건물에 사제 총을 시험 발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당일 미리 현장에 도착해 주변을 답사한 사실도 밝혀졌다.

자신의 어머니가 이 종교단체에 빠져 파산한 것이 직접적인 범행 동기라고 용의자가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단체로 지목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측은 11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마가미의 어머니가 신자였고 최근까지 한 달에 한 번 정도 통일교 행사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1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7일 종교단체 시설의 건물 외벽을 향해 사제 총을 시험 발사했다”고 진술했다. 자신이 쏜 부분을 살폈지만 손상을 발견하지는 못했으며 다만 총소리가 생각보다 커서 당황한 채 도망쳤다고 진술했다.

이 종교단체 주변에 거주하는 시민들 역시 ‘펑’ 하는 큰 파열음을 들었다며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소리라서 집 밖에 나와 봤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아베 전 총리가 총에 맞는 소리를 뉴스로 듣고는 그날의 소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NHK에 따르면 경찰은 아베 전 총리가 살해당한 현장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조사한 결과 8일 오전 10시에 야마가미가 현장에 도착해 음료수를 들고 근처 쇼핑몰을 돌아다닌 모습을 확인했다. 경찰은 그가 수상하게 보이지 않기 위해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현장을 답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야마가미는 약 2시간 반 뒤 연설 중인 아베 전 총리를 총으로 쐈다.

다나카 도미히로(田中富廣) 통일교 일본교회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야마가미가 통일교와 아베 전 총리의 연관성을 의심해 살해했다고 한 데 대해 “아베 전 총리는 우리 단체의 고문도, 회원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용의자에 대해서는 “통일교 신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