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코로나 재확산에… ‘네버 코비드’ 3300만명 “내 차례인가” 불안

입력 | 2022-07-12 03:00:00

“붐비는 해수욕장 대신 독채 펜션”… 여름휴가 장소 바꾸는 사람 늘어
“좀 살만해졌는데, 손님 또 끊기나”… 매출회복 기대하던 자영업자 울상
검사키트-마스크 구매 다시 증가… 60세이상, 선별진료소 무료 PCR




전날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만 명을 넘은 12일 오전 서울 송파구 보건소를 찾은 주민들이 PCR검체를 채취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최근 ‘BA.5’ 변이 유행과 함께 다시 거세지면서 시민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에 걸린 적 없는 이른바 ‘네버 코비드(Never COVID)족’ 가운데는 ‘이제 내 차례일 수 있다’는 심정으로 불안해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국내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1852만여 명(11일 0시 기준)으로 아직 코로나19에 안 걸린 사람이 더 많다.
○ ‘이제 내 차례인가’ 불안 증폭

두 아이와 남편 등 일가족이 모두 코로나19에 걸린 적 없다는 서울의 주부 김모 씨(29)는 요즘 뉴스를 보며 4세 아들을 어린이집에 안 보내기로 했다. 김 씨는 “어린이집에서 같이 놀던 친구가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당분간 낮에도 아이를 집에서 돌보려고 한다”고 했다.

여름휴가 계획을 바꾸는 이들도 적지 않다. 코로나19에 확진된 적 없는 전남 목포의 공무원 김모 씨(36)는 휴가 장소를 남해 해수욕장에서 독채 펜션으로 바꿨다. 이 씨는 “사람이 몰리는 해수욕장에 갔다가 이제 와 코로나19에 걸리면 억울할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경기 용인시의 직장인 이모 씨(25)도 지인 중에 속속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다음 달 워터파크에 놀러가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이 씨는 “3년 만에 워터파크에 갈 생각에 들떴는데, 확산세가 더 심해질 것 같아 포기했다”고 했다.

11일 방역당국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까지 국내 신규 확진자는 3만3000명을 넘었다.
○ ‘매출 이제 간신히 회복 중인데…’
자영업자들은 매출 걱정에 울상이다. 서울 중랑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정모 씨(54)는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제야 좀 살 만해졌는데, 재유행으로 다시 손님 발길이 끊기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고 하소연했다. 정 씨의 식당은 코로나19 사태 기간 매출이 반 토막 났다가 올 4월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이후 간신히 회복하는 중이다.

서울 중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윤모 씨(62)도 “재료값이 올라 걱정인데 코로나19까지 재유행한다니 마음 편할 날이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서울 종로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박모 씨(42) 역시 “최근 직원을 새로 뽑았는데,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 다시 내보내야 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했다.
○ 방역 물품 찾는 이도 늘어
미리 자가검사키트와 마스크를 사두는 이들도 늘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김모 씨(41)는 “1, 2주 전까지만 해도 한번 자가검사키트를 주문하면 일주일은 팔았는데, 지난 주말에는 이틀 만에 모두 팔려 추가 주문했다”고 했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10일 마스크와 자가검사키트 매출은 한 달 전과 비교해 각각 245%, 93% 늘었다. 서울의 직장인 조모 씨(45)는 “방역 물품이 다시 품귀 현상을 빚을까 싶어 미리 조금씩 여유 있게 사서 집에 모아두고 있다”고 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BA.5’는 이미 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도 재감염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의심 증상이 있으면 가능한 한 서둘러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만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은 선별진료소에서 무료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을 수 있고, 만 60세 미만은 병원에서 유료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면 된다. 동거인이 확진된 경우 동거인 검사일로부터 3일 내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