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출입기자 11명 확진에 경호처 등서 건의, 대통령이 수용 상황 안정되면 곧바로 재개할것”… 일부선 “지지율 하락 영향 미친듯” 야권 “사실상의 불통 선언”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진행하던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을 잠정 중단했다. ‘용산 시대’의 상징으로 여겨진 도어스테핑이 취임 두 달 만에 멈춰서자 야권에서는 “사실상의 ‘불통’ 선언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전 공지를 통해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 공개 행사의 풀(Pool·공동) 취재를 가급적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오전 외부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대통령실로 출근하지 않는 날을 제외하고 도어스테핑을 하지 않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최근 대통령실 출입기자 100여 명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11명에 이르는 등 상황이 위중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체온계와 열 감지기를 출입구에 설치하고, 곳곳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며 방역 수준을 강화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호처 등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대응 조치 강화를 강하게 건의했고, 윤 대통령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집무실과 기자실이 분리돼 있지 않아 코로나19 확산에 취약하다는 취지다.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은 공교롭게 이원모 대통령인사비서관 부인의 대통령 해외 방문 동행 논란, ‘부실 인사 검증’ 논란 등 각종 악재가 터진 시점에 이뤄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지지율 하락이 잠정 중단 결정에 영향을 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최영범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에 대한 애정은 저희보다 훨씬 강하다. 그건 의심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이 기자들의 취재를 제한하려는 취지가 아니라는 것. 대통령실은 “(출입기자 중) 확진자가 더 이상 늘지 않고, 상황이 안정되면 도어스테핑은 곧바로 재개할 예정”이라고 추가로 공지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변명”이라며 “여러 실언들이 지지율 저하로 이어진다고 평가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