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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근깨 없는 얼굴은 별이 없는 하늘”… 여배우 메건 마클의 ‘내 단점 사랑하기’[핫피플의 마음처방]

입력 | 2022-07-12 03:00:00


미국에 산 지 어언 20여 년. 이제 한국에 가면 겪는 문화 충격이 있다. “머리 좀 해야겠다”, “왜 그런 옷을 입었냐”, “얼굴이 더 동그래졌네”…. 바로 가족과 지인들의 애정 어린 피드백이다.

지나영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미국에 있을 때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다. 이런 지적을 받다 보면 단점은 숨기려 애쓰게 된다. 하지만 자신을 더 좋게 포장하는 일은 정신적으로 피곤하다. 남들은 완벽한데 나만 단점투성이인가 하는 착각에 빠질 수도 있다.

오히려 이런 ‘단점’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역발상은 어떨까. 이 기법을 ‘호두까기 요법’이라고 부른다. 단점을 단단한 호두 껍데기 아래 숨기기보다, 껍데기 속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당당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필자는 심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앓고 있다. 한데 사람들을 만나면 이를 숨기지 않고 초반부터 털어놓는 편이다. ‘ADHD가 있지만 오히려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순발력 있게 문제 해결을 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고 밝히는 것이다. 그러면 이는 더 이상 감춰야 하는 약점이 아니게 된다. 그리고 내 마음은 한결 홀가분해진다.

영국 해리 왕손과 결혼한 미국 여배우 메건 마클은 주근깨가 많은 편이다. 그는 이를 화장으로 가리거나 시술로 없애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주근깨 없는 얼굴은 별이 없는 하늘과 같다”며 긍정적으로 표현한다. 호두까기 요법의 정수다. 호두를 당당하게 까버렸으니 이후 누구도 그의 주근깨를 부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 호두까기 요법 전에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 있다. 바로 ‘약점과 단점을 포함해서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다’라는 확신을 갖는 일이다. 아침저녁으로 심호흡을 하면서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다’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자. 이를 ‘자기확언(self-affirmation)’ 또는 ‘자기주문(self-talk)’이라고 한다.

바로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멈추지 말고 계속 반복하자. 어느새 나의 가치에 눈이 뜨이고 자신감이 샘솟을 것이다.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믿으면 자신을 더 존중하게 된다. 또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이나 상황을 멀리하고 거절할 수 있게 된다.

호두 껍데기 속 나는 통째로 괜찮은 사람임을 확신하게 된다면 자신 있게 호두까기 요법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약점’ 때문에 낮아진 자존감도 저절로 회복될 것이다. 마음이 더 건강해짐은 물론이다. 약점이 없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그것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자존감이 달렸다.



※ 지나영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소아정신과 교수는 2020년 10월 유튜브 채널 ‘닥터지하고’를 개설해 정신건강 정보와 명상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7월 기준 채널의 구독자 수는 약 12만 8000명이다. 에세이 ‘마음이 흐르는 대로’의 저자이기도 하다.

지나영 교수의 ‘자존감 저절로 올려주는 호두까기 요법’(https://youtu.be/NfOdBAC6Ktw)



지나영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소아정신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