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21대 후반기 국회 ‘원 구성’ 힘겨루기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회가 지난 4일 의장단만 선출한 뒤 ‘잠정 휴업’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여야는 21대 후반기 국회 원(院) 구성 협상과 관련해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최대 쟁점인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겨주는 대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의 후속 조치를 위한 사개특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사개특위 구성은 각 정당의 의석수에 비례해 위원들을 참여시켜 민주당 7인, 국민의힘 5인, 비교섭단체 1인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사개특위를 구성하는 대신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고 여야가 동수로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방안을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상태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운데)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권성동 원내대표는 12일 “(국회) 상임위가 구성돼야 민생 현안을 조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데 민주당은 상임위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개특위를 내세워 정치적 거래를 시도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좁쌀만 한 정치적 도의를 갖고 있다면 어떠한 조건도 없이 여야 합의에 따라 상임위를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원 구성 협상이 안 되면 민생경제특위를 구성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민주당에게 민생은 약속을 파기하는 핑계이고 상대방을 공격하는 무기이며, 정치적 야욕을 은폐하는 장식”이라며 “이런 식의 엄포를 놓는 것은 또다시 입법 독주를 시작하겠다는 시그널이다. 기본을 망각한 꼼수로 국민을 속이지 말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특위라도 우선 구성해 국회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며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운데)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민의힘은 원 구성 협상과 별도로 더는 청문패싱, 민생패싱이 없도록 인사청문특위와 민생경제특위 구성이라도 협조해 줄 것을 촉구한다”며 “국회의장께서 양당 원내대표 회동을 주선한 만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여당이 대통령의 인사 대참사와 민생 경제 위기 상황을 그대로 지켜만 볼 요량이 아니라면 제대로 일 하는 국회 만들기와 무너진 여야의 신뢰 회복을 위한 대승적인 양보안을 오늘이라도 제시해서 후반기 원 구성을 바로 매듭지어야 한다”며 “아니면 (국민의힘이) 공직후보자 검증과 시급한 민생 입법 처리를 위한 인청특위와 민생특위라도 먼저 가동할 수 있게 최소한의 협력적 태도라도 보여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