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 도지사 집무실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비공개 회동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대선 때 지지를 선언했던 이재명 의원을 향해 연일 공세를 퍼붓더니 또다른 잠룡으로 거론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만남을 갖는 등 독자적인 정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이 이 의원과 거리를 두고 있는 당내 중진 의원들과 연이은 회동을 갖고 조언을 듣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내 이른바 ‘반명’(반이재명) 세력 구축화, 자기 정치화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의원을 겨냥한 박 전 위원장의 공격은 점차 노골화하는 모습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 의원을 비롯해 어느 후보도 민주당을 더 젊은 민주당, 더 엄격한 민주당,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 폭력적 팬덤과 결별한 민주당, 미래를 준비하는 민주당으로 혁신하겠다고 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민주당은 더 깊이 팬덤정치의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전당대회 출마자들을 겨냥했다.
그는 “모든 당대표 후보들은 새 약속을 하기 전에 이미 국민께 약속한 박지현 5대 혁신안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민주당의 혁신 경쟁이 없는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선거는 민주당 몰락의 신호탄”이라고 이 의원을 정조준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 의원께서 진정 이번 전당대회가 혁신 경쟁의 장이 되기를 바라신다면, 말씀대로 제가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의원님과 함께 경쟁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께서도 폭력적 팬덤을 뿌리치고 저의 출마를 허용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박 전 위원장은 전날(11일) 경기도청에서 김 지사와 1시간 10분가량 비공개 회동했다.
그는 “(김 지사가) 청년이 앞으로 당에서, 또 우리나라에서 보다 많은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줬다”고 덧붙였다.
박 전 위원장은 앞서 이원욱 민주당 의원과도 국회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진 바 있다. 이원욱 의원은 지방선거 후 이재명 책임론을 거론하며 선거패배 책임을 물었다. 또 박 전 위원장은 최근 당내 청년 인사들과도 연이어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당내 세력이 일천한 박 전 위원장이 자기 정치를 위한 세력화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서울=뉴스1)